‘한국 3대 전통정원’으로 꼽히는 서울 성락원(城樂園)이 200년 만에 시민에게 공개됐다. 성락원은 서울 도심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한국식 정원이다.
23일 서울시는 성락원을 오는 6월11일까지 시민에게 한시 개방한다고 밝혔다. 서울 성북구 북한산 자락에 1만6,000㎡의 규모로 조성된 성락원은 전남 담양 소쇄원, 보길도 부용 동정원과 함께 한국의 3대 정원으로 꼽혀왔다.
성락원은 원래 조선 철종 때 이조판서를 지낸 심상응의 별장이었으며 조선 황족 중 유일하게 항일투쟁에 적극적으로 나선 의친왕이 35년간 별궁으로 사용했던 곳이다. 서울 도심 속에서 드물게 풍경이 잘 보존돼 있어 지난 1992년 사적 제378호로 지정됐다가 2008년 명승 제35호로 다시 지정됐다.
송락원은 도심 속 아파트 단지 속에 있어 이질적인 풍경이 연출됐다. 낙차가 1m 이상의 물줄기가 떨어지는 연못인 ‘영벽지’, 용 머리 모양의 가짜 언덕(용두가산), 성락원 끝자락에 조성된 누각인 송석정 등이 있다. 송락원의 관리를 맡고 있는 한국가구박물관의 박중선 이사는 “남산을 바라보고 뒤로도 산이 있는 배산임수의 명당”이라며 “한국 조경에서 중요한 요소인 ‘차경(借景)’과 인공이 자연을 넘지 않는 모습이 바로 (남산을 바라보는) 이 장면”이라고 강조했다. 송석정 아래쪽으로는 영벽지를 향해 흐르는 물줄기와 바위들, 위쪽으로는 수목 사이 저 멀리 남산타워가 단번에 들어온다. 송석정의 주인이 누려온 절경이다.
성락원은 현재 개인소유이지만 서울시와 문화재청이 성락원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해 단계적으로 복원·정비에 나서면서 한시 개방된다. 2017년 2억원을 시작으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총 25억원이 투입돼 성락원 진입부 및 관리동 개축, 송석정 연지 계류 복원 등이 추진되고 있다. 한시 관람은 사전예약해야 하며 월·화·토요일 등 주 3회, 하루 7회, 회당 20명씩 이뤄진다. 하루 두 차례는 영어 가이드로 진행한다. 관람은 한국가구박물관에 사전예약해야 하며 관람료는 1만원이다. 정영준 서울시 역사문화재과장은 “문화재청과 함께 성락원의 복원 및 정비를 추진하면서 소유자 측과 협의해 개방 시기를 늘려 시민들이 보다 많은 방문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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