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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24시] 北인권 문제, 우리가 외면해선 안된다

김홍균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北의 열악한 인권상황 관심 급랭

거론땐 비핵화 그르친다 논리도

최악 인권침해국 최고 책임자는

김정은 위원장임을 잊지 말아야

김홍균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미국 워싱턴에서 28일부터 ‘북한자유주간행사’가 열리고 있다. 지난 2004년부터 매년 개최되는 최대 규모의 북한 인권 행사로 올해는 북한 군인들이 겪는 인권침해, 장마당과 여성의 역할에 초점을 맞춰 탈북자들의 증언과 전문가 토론을 갖는다고 한다. 이에 앞서 지난달 22일 유엔 인권이사회는 북한 정권의 인권유린을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을 17년 연속 채택한 바 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북한 인권 문제는 우리 뇌리에서 점차 잊혀가고 있다.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은 2014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mmission Of Inquiry·COI)가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북한에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중대한 인권침해가 과거부터 지금까지 자행되고 있으며 이러한 반인륜적 범죄는 북한 최고지도층의 정책에 따른 것”임이 명확히 밝혀지면서 괄목할 만한 진전을 이룬다. COI의 권고에 따라 북한의 인권 상황을 감시하고 인권 위반 증거를 수집, 기록할 목적으로 2015년 유엔 북한인권사무소가 서울에 설치됐다.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014년 최초로 북한 인권 문제를 의제로 상정, 토의하기 시작해 2017년까지 4년 연속으로 안보리에서 북한 인권이 다뤄졌다.

우리나라에서도 북한인권법이 처음 발의된 지 11년 만인 2016년 국회를 통과함으로써 북한 인권 문제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북한인권법은 향후 북한 집권층의 인권범죄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탈북민 등을 대상으로 북한 당국의 인권범죄를 체계적으로 조사, 기록하는 북한인권기록센터와 북한 주민들의 인권 증진을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북한인권재단을 각각 설립하고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한 국제적 협력을 목적으로 외교부에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를 두도록 했다.

북한 인권 문제는 미국이 2016년 사상 처음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인권제재 대상자로 지정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국정연설에서 북한의 인권탄압을 강력히 비난하면서 북한에 억류됐다 식물인간 상태로 돌아와 곧 사망한 오토 웜비어의 부모와 한쪽 팔과 다리만으로 목발을 짚고 북한을 탈출한 탈북자 지성호를 방청석에서 일으켜 세운 순간 최고조에 이르렀다.



하지만 지난해 북한이 도발에서 평화 공세로 돌아서고 남북이 평화와 협력을 얘기하고 미국과 북한이 대화와 협상을 추진하면서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에 대한 우리와 국제사회의 관심은 급속히 식어갔다. 안보리는 지난해 4년간 지속해오던 북한 인권 토의를 의제로 상정하는 데 실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국정연설에서 인권 얘기를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웜비어의 죽음에 김 위원장의 직접적인 책임이 없는 것처럼 얘기했다 한동안 홍역을 치렀다. 우리 북한인권재단은 3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출범하지 못했고 북한인권기록센터의 예산은 축소됐으며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는 1년 넘게 공석이다. 우리나라는 올해 그동안 유럽연합(EU)·일본과 함께 참여해오던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서도 빠졌다.

다행스럽게도 미국이 북한 인권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미 국무부는 올해 북한 인권 개선과 대북정보 유입활동을 위해 600만달러를 북한인권단체들에 지원한다고 3월20일 발표했다. 하지만 인권은 그 자체가 목적이 돼야 하며 필요할 때만 꺼내 드는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 우리 주위에도 지금 인권 문제를 잘못 건드렸다가 비핵화도 남북협력도 다 그르치고 만다는 논리를 펴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과거 우리가 남북관계 개선과 북한인권결의안 사이에서 고심하면서 오락가락한 결정이 결국에는 어느 쪽에도 도움이 되지 않았음을 명심해야 한다.

최근 일련의 정상회담에서 나타난 김 위원장의 모습을 보고 인간적이니 소탈하니 하면서 현혹되는 사람들이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다. 북한은 수십만 주민들을 매일 고문·강간·강제노동·공개처형이 자행되는 정치범수용소에 억압하고 있는 최악의 인권침해국이며 그 최고 책임자가 바로 김 위원장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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