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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때문에...폭력에 못견뎌...존속살해 작년 60% 급증

전체 살해사건의 6% 차지
카드빚·정신질환 등이 주원인

  • 이희조 기자
  • 2019-04-28 17:30:52
  • 사회일반
최근 결혼을 반대한다는 이유로 딸이 아버지를 살해한 사건이 벌어진 가운데 존속살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례가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인륜적 범죄인 존속살해는 개인·사회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8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피의자 수는 62명으로 2017년(39명)에 비해 59% 급증했다. 이 중 구속된 이들 역시 지난해 52명으로 전년도(36명)에 비해 44.4% 늘었다. 우리나라는 ‘동방예의지국’으로 불리지만 주요 국가에 비해 존속 대상 범죄율이 높다. 미국과 영국·프랑스는 전체 살해사건에서 존속살해가 차지하는 비율이 1~3%인 반면 한국은 약 6% 전후다. 지난 2017년에 발생한 전체 살인사건 825건 중 존속살해는 48건으로 5.8%를 차지했다. 살인뿐 아니라 상해, 폭행, 체포·감금, 협박 등 존속 대상 폭력범죄도 매년 2,000건가량이 발생한다.

돈 때문에...폭력에 못견뎌...존속살해 작년 60% 급증

존속범죄의 범행 동기로는 가해자의 정신이상이나 피해자의 학대나 모욕, 가정불화, 물질적 욕구, 취중(음주) 등이 꼽힌다. 특히 최근 들어 가정폭력·아동학대가 늘고 있는 것과 경기침체 장기화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많은 것이 존속범죄 증가에 한 몫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7월 경남 진주에서는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아버지를 살해한 30대 남성이 자수했고, 같은해 8월 강원도 홍천에서 수십년 간 폭력을 행사한 아버지를 때려 숨지게 한 40대가 검거됐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어릴 때 신체적·정서적 폭력을 당한 자녀들이 성인이 된 후 부모에 대한 공격성을 띨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가정폭력 사건은 지난 2013년 16만건에서 2017년 27만9,000건으로 가파르게 느는 추세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생활고나 재산 상속과 같은 경제적 이유도 주요 원인이다. 카드빚과 대출금이 연체되면서 생활고에 시달리다 지난해 7월 어머니를 숨지게 한 후 자신도 목숨을 끊은 40대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최근 사회의 가치 기준이 돈이나 경제적 욕구충족 쪽으로 전도됐다”며 “이러한 부분이 충족되지 않으면 순간 잘못된 판단을 내려 살인을 저지른다”고 분석했다.

조현병과 같은 정신질환을 겪는 이들이 존속살해를 저지르는 경우도 부쩍 잦아졌다. 지난 2월 대구에서 10여년 간 정신질환을 앓던 40대 여성이 흉기로 부모를 살해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치매에 걸린 부모를 돌보다 경제적·육체적·정신적 고통으로 부모를 살해하는 이른바 ‘간병살인’도 고령화 추세속에서 늘고 있다. 지난달 청주에서는 치매에 걸린 중증 장애 노모를 돌보는 데 한계를 느낀 40대 아들이 노모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존속범죄는 개인·사회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다각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존속살해와 같은 패륜범죄가 많아진다는 건 가정과 사회가 개인에게 안식처나 안전망이 되지 못한다는 방증”이라면서 “가정폭력과 아동학대를 줄이고 정신·심리치료 강화 등 사회안전망을 더욱 촘촘하게 짜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희조기자 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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