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한때 ‘트리플스코어’까지 벌어졌던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좁혀졌다.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가 여당에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내년 4월 총선 역시 승자를 예측하기 어려운 안갯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9일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조사해 발표한 결과를 보면 5월 둘째주 민주당 지지율은 36.4%로 전주보다 3.7%포인트 내리며 30%대 중반으로 떨어졌다. 반면 한국당은 34.8%를 나타내 한 주 사이 1.8%포인트 올랐다. 이로써 양당의 지지율 격차는 7.1%포인트에서 1.6%포인트로 줄었다.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 조사는 지난 7일부터 이틀간 진행됐으며 대상은 전국 만 19세 이상의 남녀 1,008명이다.
이는 4일 북한이 동해상으로 단거리 발사체를 쏴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실망감이 높아진 탓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단거리 발사체인지 미사일인지 논쟁이 커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청와대 국민청원에 자유한국당 해산 동의인원이 100만명을 훌쩍 넘자 보수층이 결집했을 수 있다. 이 밖에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7일부터 전국 현장방문을 시작했고 이번 조사도 7일부터 이틀간 진행됐음을 감안할 때 황 대표의 행보가 한국당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을 수 있다. 서경 펠로(자문단)인 신율 명지대 교수는 “여론조사와 선거는 ‘최악’보다 ‘차악’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며 “한국당이 좋다기보다는 민주당에 실망한 국민들이 늘어난 결과”라고 분석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의 지지율은 문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 5월까지만 해도 3배 넘게 차이가 났다. 5월 둘째주 조사에서 민주당은 44.7%, 한국당은 13%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둘째주 조사만 봐도 민주당이 40.5%, 한국당이 21.7%로 ‘더블스코어’를 나타냈다.
신 교수는 “정권의 속성상 시간이 갈수록 정부의 문제점이 드러나며 여당 지지율 상승 여력은 줄고 야당은 높아질 수 있다”며 “내년 총선 결과도 쉽게 예상할 수 없게 됐다”고 진단했다.
함께 조사된 문 대통령 지지율은 47.3%로 전주보다 1.8%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2.6%포인트 오른 48.6%를 기록했다. 격차는 1.3%포인트로 역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보였다.
취임 2주년을 맞은 현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평가에서는 ‘잘못했다’가 57.5%(매우 잘못했음 38.8%·잘못한 편 18.7%)로 ‘잘했다’인 36.7%(매우 잘했음 16.1%·잘한 편 20.6%)보다 크게 우세했다. 이 조사는 8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50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4.4%포인트다.
세부적으로는 한국당 지지층의 90% 이상이 정부 경제정책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바른미래당 지지층과 무당층, 보수층과 중도층, 호남을 포함한 전 지역, 40대를 제외한 전 연령층, 가정주부, 자영업, 무직 등에서 부정평가가 많이 나왔다. 반면 긍정평가는 민주당과 정의당 지지층과 진보층, 40대에서 우세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태규·양지윤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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