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마를 잡기 위해 살인을 감추는 형사, 이를 눈치챈 또다른 형사의 쫓고 쫓기는 이야기를 담은 범죄 스릴러 영화가 등장한다.
둘째가라면 서러운 ‘믿보배(믿고 보는 배우)’ 이성민, 유재명, 전혜진, 최다니엘의 물리고 물린 괴물같은 이야기가 올 여름 무더위를 날려버릴 준비를 마쳤다.
30일 오전 서울 압구정 CGV에서 영화 ‘비스트’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정호 감독과 배우 이성민, 유재명, 전혜진, 최다니엘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비스트’는 대한민국을 뒤흔든 희대의 살인사건을 배경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범인을 잡는 형사 한수(이성민)와 종찬(최다니엘), 자신의 살인을 은폐해주는 대가로 한수에게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하는 춘배(전혜진), 한수의 라이벌 형사 민태(유재명)가 벌이는 추적기를 그린 작품이다.
배우들은 고민하게 만드는 독특한 시나리오와 이정호 감독에 대한 강한 신뢰를 내비쳤다.
이성민은 “이정호 감독의 전작을 함께 했던 인연이 있다. 감독님만이 가진 독특한 색채가 있다고 느꼈고, 이 작품 역시 그런 강렬함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고, 유재명은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감독님을 만나며 상상할 수 없는 에너지가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전혜진은 “감독님을 만나 ‘원한다’ 하고는 다음날부터 끙끙 앓았다. 과한 욕심인 것 같았는데 이성민 선배가 연락 주셔서 ‘너라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해주셔서 의지했다”고, 최다니엘은 “평소에 이정호 감독의 작품을 재미있게 봐서 어떤 역할이든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이정호 감독은 “이성민은 3번째 작품을 함께하는 동반자적 관계, 유재명은 ‘비밀의 숲’에서 보여준 섬세한 연기, 전혜진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에너지, 최다니엘은 밝고 긍정적인 사람”이라고 화답했다.
등장인물들의 면은 하나같이 평범하지 않다.
인천경찰서 에이스 형사 한수는 정보원 춘배의 살인을 은폐하는 대신 범인에 대한 결정적인 단서를 얻는다. 이성민은 “정의로웠던 사람, 자신의 판단이 늘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며 “나랑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다. 나는 물건 하나를 사는데도 며칠씩 고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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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정호 감독과 함께했던 “‘방황하는 칼날’만 해도 영화연기에 익숙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앞뒤상황 판단하고 계산하며 연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매 장면마다 내 멘탈을 다 무너트려서 백지상태로 촬영에 임했던 기억이 난다”고 덧붙였다.
원칙이 최우선인 강력반 2인자 민태로, 한수의 비밀을 알게 된 후 그를 제칠 기회로 삼는 민태로 등장하는 유재명은 “이성적인 사람인 것 같지만, 속을 할 수 없는 인물”이라며 “겉과 속이 다르고, 본능적 욕망을 선택하는 현실적인 인물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파격적인 설정과 손가락까지 신경 쓴 문신 등으로 눈을 단번에 사로잡는 전혜진은 “나이가 어렸더라면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라고 웃음을 선사하며 “감독님을 처음 만났을 때 ‘삭발 정도는 해야지’라고 하셔서 ‘당연하죠’라고 했었다. 문신도 처음에는 도배하다시피 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액션신이 유독 많았다. 체력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촬영하며 달리는게 생각했던 모습이 안 나오더라”며 “늘 뛰고 차에…정말 쉽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최다니엘은 “종찬은 유일하게 밝은 면이 있는 인물로, 일반인을 대변할 수 있는 인물 아닐까 싶다”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함께한 선배들 모두 작품에서 처음 만났다는 그는 “전혜진 선배 캐릭터가 무섭다고 하는데 실제 모습을 보며 좋았다. 유재명 선배는 카메라 앞에서의 집중력과 회식자리에서의 생각지 못했던 모습들이 좋았고, 이성민 선배는 의지하게 되고 옆에 있고 싶어지게 하는 매력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가장 큰 갈등을 빚는 이성민과 유재명은 서로가 자신과 비슷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성민은 “유재명과는 살아온 궤적이 비슷하다. 가슴 속에 연기에 대한 뜨거움이 있는 사람인데 나랑 참 비슷한 지점이 많은 친구구나 하고 생각했다”며 “나보다 냉철하고 섬세한 지점에서 부러움도 있었고, 잘하고 싶은 경쟁심도 자아냈다”고 말했다.
이에 유재명은 “후배들이 형과 함께 작업하고 싶다고 할 때마다 민망한데 내게는 이성민 배우가 롤 모델이었다. 한 7~8년 됐고, 단역을 하면서 많이 보기도 했다”며 “역시 선배는 선배라고 느낀 것이 책임감과 부담을 안고 자신의 역할을 해내더라. 해석하지 않더라도 눈을 보면 연기가 나오기도 하고”라고 화답했다.
한편 영화 ‘비스트’는 6월 말 개봉할 예정이다.
/최상진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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