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멕시코산 관세' 엄포에…긴장하는 車·전자

기아차 등 현지 생산공장 운영

25% 인상땐 수익 악화 직격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방침을 밝히면서 국내 기업들도 잔뜩 긴장한 모습이다. 미국 내 판매가격이 상승하면서 멕시코에 생산기지를 둔 국내 기업의 수익성에는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대로 관세가 25%까지 지속적으로 인상될 경우 미국향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 기업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기아차(000270)가 현재 멕시코 누에보 레온주에 생산 공장을 가동해 K3 등 세단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이 공장에서 생산한 자동차(약 30만대) 중 12만여대를 미국에 수출해 미국 수출 비중이 40%에 달한다. 지난해 기아차 멕시코 법인의 매출은 4조8,800억여원, 순이익이 202억원이었던 만큼 환율 등 다른 변수가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관세 5% 인상 시 기아차 멕시코 법인의 순이익은 10억원 이상 줄게 된다.

미국 이외의 지역으로 수출 물량을 늘리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이 역시 한계가 있다. 멕시코에서 생산된 차는 미국을 제외하고는 중남미 국가로 수출되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 이 지역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물량을 돌리는 것도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관세가 올라가면 그만큼 가격 경쟁력이 낮아져 수익성도 나빠질 수밖에 없다”며 “관세 인상이 현실화하면 미국 조지아 공장으로 생산라인을 옮기는 것도 방법인데 이때는 이전비용이 발생해 어느 쪽이나 손실”이라고 설명했다.

전자업계도 불안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는 멕시코에서 TV와 냉장고 등을 만들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판매되는 TV는 모두 멕시코산이며 냉장고는 30%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수익성 악화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은 악화하겠지만 기업의 생산과 판매 기반 훼손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 내 기아차 경쟁 기업들도 멕시코에 대거 진출해 있다”며 “기아차만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멕시코에는 GM과 포드를 비롯해 폭스바겐·피아트 등 글로벌 완성차들이 대거 진출해 있다. 특히 미국에서 현대·기아차와 직접 경쟁하고 있는 닛산이나 도요타·혼다 등 일본계 자동차 기업들도 멕시코를 대미 수출 전진 기지로 활용하고 있는 만큼 국내 완성차만 피해를 입는 구조는 아니다. 실제 기아차 주가가 4.49% 하락한 이날 일본의 도요타(-2.85%), 닛산(-5.36%), 혼다(-4.26%) 등 일본 자동차 기업 주가도 줄줄이 하락세를 보였다. 이는 전자업계도 비슷하다. 멕시코에는 미국 내 가전 3강으로 꼽히는 월풀도 냉장고 공장을 갖고 있고 소니·하이센스·TCL 등은 모두 멕시코에 TV 공장을 갖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아직 구체적인 방침이 발표되지 않은데다 관세 부과 시점이 6월10일로 시간이 남아 있어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멕시코산 제품 관세를 인상하게 되면 미국 내 제품 가격이 오르는 결과를 초래하는 만큼 미국 내 반발에도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과 유럽 업체들도 있기 때문에 타격은 글로벌 브랜드 전반이 받는다고 봐야 한다”며 “자동차 관세를 없애기로 한 ‘새 무역협정(USMCA)’이 미국 의회에 계류 중인데 이와 연계해야 하는 문제도 있는 만큼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호·박효정기자 junpar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