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 대행이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 기간 웨이펑허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 부장에게 북한의 불법환적 증거자료로 만든 32쪽 분량의 책을 선물로 건넨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북한의 최우방국인 중국에 대북제재 동참을 압박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 AP통신은 11일(현지시간) 국방부 당국자를 인용해 섀너핸 대행이 아시아안보회의에서 웨이펑허 부장과 회담하면서 초반에 사진첩을 건네며 선물이라고 말했다.
32쪽 분량의 사진첩에는 북한 선박의 불법 유류환적 장면을 포착한 사진과 위성 이미지가 포함돼 있었으며 다수 사진에는 날짜와 시간, 장소, 설명이 곁들여져 있었다. AP통신은 중국 해안 인근에서 북한의 대북경제제재 위반이 이뤄지고 있다는 증거를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중국의 협력을 촉구하기 위한 섀너핸 대행의 아이디어였으며 웨이펑허 부장은 놀란 기색으로 이를 받아들고는 동석한 참모에게 곧바로 넘겨준 것으로 전해졌다.
AP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사진첩에는 인공기를 단 유조선 금운산3호가 파나마 선적 유조선 옆에서 다수의 호스로 연결된 사진이 들어있었다. 촬영날짜는 2018년 6월 7일로 표기됐다. 유엔은 지난해 10월 이 환적이 유엔 결의 위반이라고 판단하며 두 선박을 제재한 바 있다. 또다른 사진에는 북한 선박 안산1호가 북한 남포항에서 해저 파이프라인으로 정제유를 내리는 모습이 들어있다고 AP는 전했다.
섀너핸 대행은 회담에서 웨이펑허 부장에게 “미국과 중국 해군이 이런 유엔 제재 위반을 막기 위해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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