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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갑 "ILO 협약 비준안 9월 정기국회 제출" 재계 "각국 현실에 맞게 노동생태계 구축해야"

속전속결 의지…선비준론에
"획일적 규제 바꿔야" 반발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13일 국제노동기구(ILO) 창립 100주년 기념 총회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 동의안을 오는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장관은 핵심협약 비준과 관련 노동법 개정을 함께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지만 국회 안팎에서는 ‘선비준’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 장관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ILO 총회 공식 연설에서 “정부는 올해 가을 정기국회 때 결사의 자유 협약 비준을 위한 법 개정안과 함께 이들 ILO 협약 비준 동의안이 논의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총회 참석에 앞서 기자단과 만나 “협약이 단순하지 않고 많은 법률 검토가 필요해 법제처에서 시간이 걸릴 듯하다”면서도 “그래도 9월 정기국회에는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용부는 이달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다음달 중 외교부에 비준 의뢰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장관은 “법제 부분은 공익위원안을 토대로 한 의원입법안도 국회에 있지만 공익위원안에 노사 양쪽이 다 동의하지 않고 있다”며 ILO 핵심협약 비준과 관계법 개정을 함께 추진하겠다는 ‘투트랙 전략’이 쉽지 않다는 점을 인정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공익위원안에 △사업장 내 쟁의행위 금지 △쟁의행위 기간 중 대체근로 허용 △임단협 유효기간 연장 등 재계의 입장이 반영되자 한국노총은 “현 제도의 개악”이라며 반발한 바 있다.

ILO 핵심협약을 둘러싸고 노사 간 입장이 좁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 장관이 속전속결 방침을 밝힘에 따라 ‘선비준’론에 무게가 더 실릴 것으로 전망돼 재계에서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ILO 핵심협약이 비준되면 1년 안에 관계법 개정이 완료돼야 하는데 한국노총 측은 재계의 요구에 “ILO 핵심협약 비준은 노동 기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올리는 것일 뿐”이라며 타협 의사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ILO 총회 연설에서 “일의 미래는 다양성과 자율성을 특징으로 한다”며 “각국의 노사관계와 노동시장의 특수한 문화와 역사적 배경을 존중해 각각의 고유한 상황에 가장 잘 부합하는 노동시장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임오프제 등 한국의 특성에 맞는 노사 관계를 이뤄왔지만 ILO 핵심협약 비준으로 이를 모두 무효화해야 하는 재계의 불만을 토로한 셈이다. 손 회장은 “새롭게 나타나는 다양한 고용형태, 비즈니스 환경 및 근로조건의 변화를 인정하고 과거 고도성장 시기에 만들어진 획일적 노동규제를 유연하고 미래지향적으로 개혁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청와대가 ILO 100주년을 맞아 핵심협약 비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며 “선비준이 되지 않겠나”고 했지만 재계에서는 “국회가 합의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재계가 앞장서 사실상 ‘선비준’인 투트랙 전략에 반대하지 않는 것은 국회 상황 때문”이라며 “자유한국당이 노동계 편향적인 ILO 핵심협약 비준에 동의해주겠느냐”고 반문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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