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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평가 모델, 글로벌 진출 표준으로"

대만 "노하우 전수" 러브콜에

기보 현지로 직원 파견해 교육

금융지원 목적 기술평가시스템

세계서 유일하게 기보만 보유

베트남· EU 등 이어 수출 확대

대만 금융권 전문가들이 4일(현지시간) 타이베이의 국립대만대병원 컨벤션센터의 한 강의실에서 기보가 준비한 강의를 듣고 있다. /사진제공=기보




4일 대만 타이베이의 국립대만대병원 국제컨벤션센터의 한 회의실. 대만의 국책은행과 시중은행, 보증기관 등에서 일하는 50여명 금융 전문가들이 기술보증기금 기술평가부 직원의 강의 내용을 열심히 받아적고 있었다. 이 수업은 기보가 자체 개발한 기술평가시스템(KTRS)의 원리와 적용 노하우를 알려주는 자리였다. 대만 정부기관인 산업기술연구소(ITRI)는 2~4일 ‘국제 기술가치평가 및 금융회의’를 개최하며 기보에 기술평가 노하우와 경험을 전수해줄 것을 요청했고 기보는 직원들을 파견해 교육을 벌였다. 기보 관계자는 “교육에 참여한 대만 금융인들이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3일 간의 강의 내내 질문공세를 벌이는 등 열의가 대단했다”고 말했다.

각국이 기술 창업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면서 기보의 기술평가시스템이 해외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기보는 자체 개발한 평가 시스템과 축적한 노하우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이 분야 수출 확대를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선진국 금융기관은 기업의 기술과 비전을 보고 대출을 해주지만 한국은 여전히 담보 대출 방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기업의 기술을 평가하는 기법은 선진국 금융기관에서 발달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금융지원을 목적으로 한 기술 평가 모델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기보가 보유하고 있다. 기보에 대한 각국의 러브콜이 이어지는 이유다. 이번 교육도 대만 측 초청에 따라 이뤄졌고 대만이 원할 경우 평가모델 정식 수출이 이뤄질 전망이다.

기보가 독자 기술평가시스템 개발에 착수한 것은 지난 1997년. 담보 위주의 낡은 금융 관행을 혁파하고 기업이 기술을 바탕으로 대출받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박사급 직원을 대거 채용해 기술평가센터를 열고 노력한 결과 2005년 기업의 기술력을 평가해 등급으로 결과를 제시하는 ‘기술평가시스템(KTRS·Kibo Technology Rating System)을 독자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평가 실무에 적용하는 것은 물론 국내외 특허등록도 마쳤다. 기보 관계자는 “KTRS는 기술금융에 최적화된 기술평가시스템이자 기술평가의 핵심엔진”이라면서 “기술의 가치뿐만 아니라 사업화 단계서의 위험 요소까지 평가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기보는 처음엔 저개발국에 이 시스템을 전파했다. 2013년 베트남 기술혁신원(SATI) 직원을 초청해 6주 일정으로 KTRS 관련 연수를 제공하고 이후엔 기보 전문 인력이 베트남을 오가며 모형과 평가기술금융 노하우를 전수했다. 2015년엔 태국 재무부와 과학기술혁신기금 의뢰로 태국신용보증공사(TCG)와 태국과학기술개발원(NSTDA)에 기술평가시스템을 전수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2017년에는 페루 정부와 페루보증공사(FOGAPI)에도 기술평가시스템과 보증정책 설계를 자문했다.



기보의 시스템은 유럽 수출이 이뤄지면서 세계적인 관심을 받게 됐다. 2016년 유럽집행위원회(EC)는 기술평가시스템에 대한 다각적인 검토 끝에 KTRS를 도입할 것을 유럽연합(EU)에 요청했다. 2017년에는 유럽 기업에 KTRS을 시범 적용하기 위한 모형 개발을 완료했고 유럽투자은행(EIB)과 혁신중소기업 지원 및 평가 관련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현재 기보는 EC가 추진하는 ‘이노레이트(InnoRate)’ 사업의 핵심 파트너로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이는 혁신형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평가 결과를 활용해 투·융자 및 컨설팅을 지원하는 기술평가서비스 플랫폼이다. 특히 기보는 평가지표인 ‘ITRS’(InnoRate Technology Rating System) 개발을 주도했다. KTRS 개발·노하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기보는 앞으로 외국의 중소벤처기업 지원기관과 협력하는 데도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해외 기관과 협력하면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을 보다 원활히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차원에서 기보는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 북유럽 순방 시기 스웨덴 기업진흥원과 소셜벤처 육성에 협력하는 내용의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한-스웨덴 소셜벤처와의 대화’ 행사를 기획하는 데도 힘을 보탰다.

조규대 기보 전무는 “더 이상 국내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판단하고 글로벌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기술평가 모델을 적극 수출하는 한편 해외 중소벤처지원기관의 강점도 배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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