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이후 월북 인사 중 최고위급인 최덕신 전 외무부 장관 부부의 아들 최인국(73)씨가 지난 6일 영구거주를 위해 평양에 도착했다고 북한의 대남 선전매체가 보도했다. 최씨는 1986년 부모의 월북 이후에도 줄곧 한국에서 살아온 한국 국적자다. 하지만 최씨는 정부의 사전승인 없이 제3국을 통해 평양으로 향했고 이에 정부는 해당 경위를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6일 자 기사를 통해 “류미영(유미영) 전 천도교청우당 중앙위원회 위원장의 아들 최인국 선생이 공화국에 영주하기 위하여 7월 6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씨는 평양 도착 후 “가문이 대대로 안겨 사는 품, 고마운 조국을 따르는 길이 곧 돌아가신 부모님의 유언을 지켜드리는 길”이라며 “늦게나마 공화국(북한)에 영주할 결심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또 매체는 최씨가 부모의 유지대로 ‘조국통일 위업 실현’에 여생을 바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최씨의 아버지인 최 전 장관은 ‘김일성의 스승’으로 불리는 독립운동가 최동오의 아들이다. 최 전 장관은 아버지가 6·25전쟁 당시 월북했지만 남측에 남아 국군 제1군단장과 육군사관학교 교장을 지냈다. 또 박정희 정권에서 외무부 장관과 서독대사, 천도교 교령 등으로도 활동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과의 갈등 끝에 1976년 일본을 거쳐 미국으로 떠났고 결국 1986년 월북했다. 최씨의 어머니 유씨는 상하이 임시정부 국무위원 겸 참모총장을 지낸 천도교 독립운동가 유동열 선생의 수양딸이다. 최 전 장관과 유씨는 월북 후에도 북한 고위직으로 지내다 각각 1989년, 2016년 사망했다. 최씨는 그간 정부 승인 하에 총 열두 차례 북한을 찾은 바 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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