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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사 지원부서 예산 30% ↓…건설 빅5, 3개월새 600명 감원

[기업 구조조정 전방위 확산]

車판매 부진에 부품기업도 직격탄

1차 부품사 작년에만 20곳 사라져

수주난 중견건설사엔 '명퇴 바람'

외식업체 매장도 줄줄이 문닫아

인건비 상승·경영 불확실성 커져

선제적 구조조정 기업전반 확산

지난달 30일 화물연대 파업의 여파로 포스코 포항제철소 선재공장 적재소에 선재가 쌓여 있다. 포스코는 고정비용을 줄이기 위해 마케팅·인사 등 일부 후선 업무 예산을 30% 줄이기로 했다. /연합뉴스




포스코·현대제철 등 철강 업체들이 마케팅·인사 등 일부 스태프 부서의 후선 업무 예산을 30% 줄이는 긴축경영에 나섰다.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 폭등으로 생산원가는 늘어나는데 제품 가격은 그대로인 악조건에서 고정비용을 줄이기 위한 자구안으로 풀이된다. 다만 제철소 현장과 영업 등 철강 사업 일선 예산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최근 완성차 및 자동차부품 업체, 건설 업체들이 수요 및 수주 부진으로 구조조정에 나선 데 이어 철강 업계까지 긴축경영에 동참하면서 구조조정이 전 업종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업들은 인력 및 비용 감축, 생산량 조정 등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불확실한 경영 상황에서 생존 가능성을 높인다는 전략을 세웠다.





7일 철강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마케팅과 인사 등 일부 후선 업무 예산을 30% 축소하라고 최근 각 부서에 지시했다. 철강 시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판매관리비 등 고정비용을 줄여보자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갑작스럽게 비용절감 지시를 받은 일선 부서는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철강 시황이 비용절감에 나설 수밖에 없을 정도로 좋지 않다는 것이 경영진의 판단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원가는 오르는데 판매가격은 오히려 줄어드는 악조건에 처해 있다. 올 2월만 해도 톤당 87달러 수준이던 철광석 가격은 꾸준히 상승해 이달 117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5월 초(약 94달러)와 비교하면 24%나 급등했다. 반면 철강제품 가격은 그대로다. 열연 가격은 5월 말 톤당 74만원에서 최근 73만원대로 오히려 하향세를 나타냈다. 철근 가격도 같은 기간 70만5,000원에서 69만5,000원으로 내려갔다.

원자재 가격은 오르고 제품 가격이 내려가며 철강 업체들의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다. 포스코는 1·4분기 6,712억원의 순이익(별도 기준)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의 7,687억원보다 1,000억원 가까이 줄어든 액수다. 증권 업계에서는 올 2·4분기에도 포스코의 실적이 좋지 않았을 것으로 전망한다.

포스코 등 철강 업체들이 비용절감을 강하게 주문한 것도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려는 차원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매년 1조원이 넘는 돈을 판매·관리비로 지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조1,217억원을 썼고 2017년에는 1조8,186억원이 판매관리비로 나갔다.



다만 본업인 철강 사업 예산은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다. 비용절감이 경쟁력 약화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포스코는 올 한 해 6조1,000억원을 투자해 철강 부문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연초 발표했다. 지난해보다 3조4,000억원 늘린 액수다.

국내외 수주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건설 업계도 올해 들어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해왔다. 한 건설 업체 고위임원은 “해외수주가 줄면서 특히 플랜트 분야에서 인력 구조조정이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며 “올해 역시 수주전망이 어두워 명예퇴직·희망퇴직제 등을 상시 운영하는 업체들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본지가 현대건설·삼성물산(건설 부문)·대림산업(〃)·GS건설·대우건설 등 상위 5개 업체의 임직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최근 3개월 새 600여명의 인력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건설의 경우 임직원 수가 지난해 말 6,500명에서 올해 3월 말에는 6,315명으로 185명 줄었다. 대림산업 역시 건설 부문 인력이 이 기간 283명 감소했다. 이 밖에 GS건설과 대우건설도 올 3월 말 인력이 지난해 말 대비 각각 95명, 24명 줄었다.

중견 건설사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두산건설은 대규모 명예퇴직을 실시했으며 중소업체들도 주택 수주가 줄면서 인력전환 등에 애를 먹고 있다. 건설 업계의 사업·인력 구조조정 강도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KDB미래전략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건설 수주는 올 하반기 9.7%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해외 건설 수주도 전년 대비 4.9%가량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완성차 및 자동차부품 업계는 이미 생산 및 인력 구조조정에 돌입한 상태다. 쌍용차는 판매부진으로 재고가 급증함에 따라 역대 처음으로 노사 간 합의를 거쳐 이달 나흘간 생산라인 가동을 멈추기로 했다. 국내의 대표적 자동차부품 업체인 만도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임원 20% 이상 감원과 대규모 희망퇴직 실시 등으로 구조조정에 나섰다.

문을 닫는 자동차부품 업체도 늘고 있다. 2013년 898개였던 자동차 1차 부품사는 지난해 831개로 5년 만에 67개가 줄었다. 지난해에만도 1차 부품사 20여개사가 사라졌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자동차부품 업체들은 완성차 업체의 생산량 둔화로 일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급속한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으로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다”며 “앞으로 1~2년을 어떻게 버틸지가 문제라면서 회사를 정리할 생각을 하는 최고경영자(CEO)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불황과 최저임금 인상의 직격탄을 맞은 외식 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대기업 계열의 한 외식 업체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운영 매장을 계속 줄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매장이 54개였던 한식 프랜차이즈 A브랜드는 절반이 훌쩍 넘는 40개 매장을 줄였다. 패밀리레스토랑 B 브랜드는 같은 기간 85개 매장 중 30여개 매장의 문을 닫았다. 외식 업체 관계자는 “효율적인 매장 운영을 위해 지난해부터 매장 감축을 시작했으며 올해도 경기가 나아지지 않아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한신·권혁준·허세민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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