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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산사태 ‘골든 타임’

김복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

김복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




2011년 7월27일, 서울 우면산 일대 마을이 급작스런 산사태로 아수라장이 됐다. 이날 우면산 산사태는 총 43㏊ 면적에 걸쳐 발생했고 많은 재산과 인명피해를 가져왔다. 같은 날 전국에서는 산악지역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산사태가 다수 발생했고, 강원도 춘천에서는 펜션을 덮치는 산사태로 여러 사람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일도 벌어졌다.

산사태는 집중호우로 물을 머금은 토양이나 암석들이 산의 경사면을 따라 미끄러져 흘러내리는 현상을 말한다. 산사태는 왜 일어나고, 왜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발생할까. 산사태를 사전에 예측하고 대비하는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는 없을까.

우리나라의 강수량을 한번 보자. 연평균 강수량은 1,100~1,400㎜며 이중 약 60~70%가 여름철(6~8월), 특히 장마철에 집중적으로 내린다. 최근에는 급격한 기후변화로 100년 전보다 약 210㎜ 정도의 강수량이 증가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여름철 강수량은 지난 2000년까지는 대략 700㎜대였지만 2011년에는 1,000㎜대를 훌쩍 넘겼다. 이에 따라 2000년대 중반 이후 국지성 집중호우에 의한 산사태 발생이 늘고 있으며 발생면적도 동반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은 우리나라 지질 특성에 맞는 산사태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지리산·설악산·속리산·주왕산·덕유산·무등산·계룡산 등 8개 국립공원에 13개소의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지리산에는 중봉, 제석봉, 중산리 및 로터리 대피소에 각각 모니터링 시스템을 설치했고, 지리산 동남부 20.6㎢ 구간에 산사태 조기경보시스템을 시범적으로 구축했다. 또 우면산 산사태와 같이 대규모 피해가 동반되는 대도시 산사태의 대비 및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서울·부산 등 대도시 지역으로 산사태 조기경보시스템 구축을 확대할 계획이다.

산사태는 쉽게 예측할 수 없는 무서운 지질재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여름철에 발생하는 산사태는 토사와 암석이 산사면을 따라 매우 빠른 속도로 흘러내리기 때문에 인명과 시설물의 피해가 크다. 이런 산사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예측’과 ‘조기경보’가 핵심이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한다. 산사태를 예측할 수만 있다면 대피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2014년 세월호 침몰 때 우리는 골든타임을 놓쳐 많은 사람들이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얼마 전 해외의 한 관광지에서 있었던 선박충돌 사고도 마찬가지다. 산사태에도 골든타임이 적용될 수 있을까. 산사태 발생 위치 및 발생 시점을 사전에 예측하고 피해 범위를 과학적으로 산정해 미리 예보함으로써 주민을 대피시킬 수는 없을까. 그래야만 막대한 인명 피해는 물론 재산 피해도 줄일 수 있다. 산사태 골든타임 확보, 정부출연 연구원이 국민의 소중한 세금으로 산사태 연구에 힘쓰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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