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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청와대 여야대표 회담 국론 모으는 계기 돼야

일본의 경제보복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간 회담이 추진되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15일 기자회견을 갖고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해 “위기상황에 정치지도자들이 머리를 맞대는 모습은 국민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며 “대승적 차원에서 어떤 회담이라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과의 1대1 회담’을 주장해왔던 황 대표가 여권이 제안했던 ‘대통령-5당 대표 회담’ 형식도 수용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셈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황 대표의 제안에 대해 “환영한다”며 “남북 판문점 회동과 일본 경제보복 대응 등 현안에서 초당적 논의를 할 것을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과 5당 대표가 국정에 머리를 맞대는 일에 대해 청와대는 언제든 준비돼 있다”면서 여야 논의를 지켜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여야의 의견 접근으로 의제가 회담 성사 여부를 가름하는 막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외교 라인 교체와 남북 정상 합의 등을 의제로 다룰지 여부를 놓고 신경전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 회담을 조속히 열기 위해 여야는 의제 문제에 연연해 미적거리지 말아야 한다. 회담이 열릴 경우 여야는 위기극복을 위해 국론을 모으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구한말 외세 침탈 과정에서 국론이 사분오열돼 위기가 심해졌던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 여야는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초당적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

해법 마련은 과거 지향적이고 감정적이어서는 안 된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반일 여론에 편승해 자극적인 발언을 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최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동학농민혁명을 다룬 죽창가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고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은 ‘국채보상운동’, 최재성 민주당 일본경제보복대책특별위원장은 ‘항일 의병’을 거론한 것은 반일 감정을 자극하는 행태였다. 한일 관계 전반에 대해 이성적으로 접근하면서 미래 지향적, 실용적인 해법을 내놓고 한미일 공조를 복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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