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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 그들은 왜 세계지도에 표시되지 못했나

■보이지 않는 국가들

조슈아 키팅 지음, 예문아카이브 펴냄





러시아 인근에 ‘압하지야’라는 지역이 있다. 압하지야는 흔히 말하는 국가의 3요소인 ‘정부·영토·국민’을 모두 갖췄으나 국제 사회로부터 국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지도상으로 조지아의 영토 안에 속한 압하지야는 현재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소수민족 거주지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신간 ‘보이지 않는 국가들’은 압하지야처럼 지도에는 없지만 분명히 실재하는 나라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파고든다. 국제관계를 다루는 미국 매체 ‘슬레이트’의 편집인인 조슈아 키팅이 각 지역을 답사한 뒤 집필한 르포르타주다.

공산주의 이념이 여전히 강력한 힘을 발휘하던 1980년대까지만 해도 압하지야는 ‘조지아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내의 자치국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1991년 소련 해체로 조지아가 독립하자 압하지야도 덩달아 독립을 요구하면서 유혈 내전이 시작됐다. 수만 명의 민간인이 살해당하고 강제로 퇴출당한 이 싸움을 계기로 압하지야의 자치는 막을 내렸다.



저자는 이밖에 아프리카 소말리아 북부에 있는 소말릴란드, 미국과 캐나다의 국경 지대에 걸친 아크웨사스네, 중동의 이라크령인 쿠르디스탄 등 국가의 요건을 충분히 갖추고도 국제 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히 참여하지 못하는 곳들을 풍부한 시각물을 곁들여 소개한다. 이들과는 반대로 태평양 한가운데 위치한 섬나라인 키리바시처럼 엄연히 국제연합(UN) 회원국이지만 해수면 상승으로 물리적인 존속 자체가 위협받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이 책은 국가란 무엇을 의미하는지, 세계지도 상에 존재하는 국경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저자는 “한 국가의 존폐를 결정하는 보편적 권위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며 “현재의 세계지도 역시 경제·문화·환경의 힘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1만6,000원.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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