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인도 등 글로벌 경기둔화 와중에도 경제 호황을 누리는 국가들을 관통하는 공통된 키워드는 친기업·고성장 경제정책이다. 이들 국가에서는 성장 주도형 경제를 표방하는 지도자들이 규제 완화와 감세 등 기업들의 성장을 촉진하는 정책을 과감히 추진해 경제의 ‘파이’를 키우는 데 주력한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법인세율 인상 등으로 파이를 나누는 데만 집중하는 한국과는 대조적이다.
대표적인 지도자는 ‘미국을 위대하게’라는 슬로건을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그는 지난 2017년 백악관에 입성하자마자 미국 경제를 성장시키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법인세 최고 세율을 35%에서 21%로 낮춘 데 더해 투자를 확대하고 일자리를 늘리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세금 감면 혜택을 확대하면서 현재 미국에는 사실상 ‘제로(0)’ 세금 혜택을 누리는 기업이 급격히 늘었다. 미 싱크탱크인 조세·경제정책연구소(ITEP)에 따르면 지난해 포춘 500대 기업 가운데 60곳이 총 790억달러(약 93조4,965억원)의 수익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았다.
국제 사회에서 “잠자던 코끼리가 뛰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이끌어낸 인도의 경제 성장 배경에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과감한 성장 정책이 있다. 모디 총리는 집권 1기(2014~2019년)에 강하게 밀어붙인 규제 완화와 인프라 확충 등을 통해 지난 5년간 고용을 늘리고 연평균 7%대 경제성장률을 달성했다. 인도 경제는 모디 총리 집권 전에 비해 1~2%포인트 상승한 7%대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역대 총리 중 누구도 손대지 못했던 규제 개혁에 나선 점도 눈길을 끌었다. 부실 기업이 신속하게 퇴출될 수 있도록 기업 파산법을 정비하고 검은돈 척결을 위해 화폐 개혁을 단행했으며 주별로 달랐던 부가가치세를 상품서비스세(GST)로 통합했다. 기업 경영 환경을 국가별로 비교하는 세계은행(WB) 평가에서 인도는 2014년 142위에서 지난해 77위로 뛴 데 이어 현재 50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일본 역시 2012년 아베 신조 총리 집권 이후 뒷걸음질만 치던 경제가 성장세로 돌아섰다. 노동시장 개혁과 법인세율 인하, 규제개혁 특구 확대 등의 성장 전략을 밀어붙인 결과 일본의 경기 확대는 올해 1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장 기록을 세웠다. 사상 최고의 기업 실적과 완전 고용(실업률 3%)에 가까운 낮은 실업률 등은 ‘아베노믹스’의 대표적인 성과이자 그의 집권 기반으로 자리매김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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