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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는 인권을 파는 곳이 아니잖아요."

"미래의 경영자이자 노동자가 될 청소년 노동인권교육, 지금부터 해야"

문승호 새싹공작소 대표의 '노동인권:이건 제 권리입니다'

<퇴근길인문학수업-관계(백상경제연구원 엮음, 한빛비즈 펴냄)>





“한국의 사회갈등 수준이 OECD국가 중 종교분쟁을 겪고 있는 터키에 이어 두 번째로 높습니다. 사회갈등으로 인한 비용이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데 2015년 246조원에 이르렀고, 이는 서울시 예산의 7배 이상에 해당하는 비용입니다. 계층갈등에 이어 노사갈등이 두 번째로 높은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노사갈등 완화를 위해서는 노동자와 사용자 간 상호 신뢰와 소통 그리고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합니다.”

서울시 NPO지원센터의 비영리스타트업으로 선정된 ‘새싹공작소’의 문승호(사진)대표는 청소년 노동인권 교육 전문가다. 대학에서 경영학과 중국어를 전공하고 중국유학원을 운영하던 그가 청소년의 노동인권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계기는 2018년 우연한 기회에 노동인권 관련 강연회에 참가하면서부터다. 그가 노동인권 교육 중에서도 특히 청소년 노동인권 전문가의 길에 나선 이유는 성인 대상 노동교육 프로그램은 노동조합 등을 통해 자리를 잡았지만, 청소년은 아직 미흡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대기업 하청 업체의 콜센터에서 고등학교 실습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도 그에게는 충격이었다. 문 대표는 “노동현장에서 인권이 무시되지 않으려면 노동자가 근로기준법, 노동조합 등에 대한 지식을 갖춰야 한다”면서 “일터는 노동자의 노동력을 제공하는 곳일 뿐 인권을 파는 곳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줘야 하지만 현장에서 청소년들이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가 청소년 노동인권 교육에 집중하는 이유는 기성세대의 변화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문 대표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청소년 교육을 지금부터 집중하면 성인이 된 후 그들의 노동환경은 지금보다는 개선되어있을 것”이라면서 “미래의 노동자이자 경영자들을 위한 노동인권 교육을 지금 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학창시절 대부분의 학교 행사에 사회를 맡으며 사람들을 즐겁게 이끄는 능력이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문 대표는 강사로 나서는 데 거리낌이 없었다.



문 대표는 학교는 물론 청소년 쉼터 등 노동인권 교육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간다. 그는 “가출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인 쉼터에서 만난 청소년들의 첫인상은 반항적이며 불안해 보였다”면서 “하지만 강의를 들으면서 이내 자신들의 삶과 직결된 이야기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적극적인 태도로 바뀌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특성화 고등학교, 대학생 등 예비 노동자들도 노동인권 교육은 무방비 상태”라면서 “노동이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무거움이 있지만, 그래도 우리 삶에서 노동은 소중한 가치이며 의미가 있다는 점을 알려주기 위해 유쾌하게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청소년을 위한 노동인권 드라마 등을 제작해 유튜브 등으로 공개해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있다.

지난 5월 출간된 <퇴근길인문학수업-관계(백상경제연구원 엮음, 한빛비즈 펴냄)>의 필진으로 ‘노동인권:이건 제 권리입니다’라는 제목의 원고를 쓴 그는 노동의 의미와 가치 그리고 더불어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문 대표는 지난해 노동전문가를 자신의 길이라고 판단하고 고려대 노동대학원 석사과정에 입학, 이론적인 배경을 쌓아가고 있다. 그는 “이론적인 지식으로 노동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겠지만, 청소년의 노동인권 전문가가 되기로 선택한 만큼 학교에서 배운 이론을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활동하겠다”면서 “일하는 청소년들은 가정형편이 여의치 않아 일찌감치 삶의 현장에 일찍 뛰어든 탓에 들판에 돋아난 새싹과 같이 주변의 도움을 구하기 어려워 일터에서 노동자로서 정당한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들이 노동의 대가를 정당하게 얻고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꾸준하게 교육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어 “이제는 독불장군으로 혼자 살 수는 없는 시대”라면서 “함께 살아가기 위해 우리 사회가 지금 노동인권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이를 통해 사회갈등을 완화해 나간다면 노사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여나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사진=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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