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기’ 에스티유니타스, 8년만에 매출 4,000억 돌파
공무원 9급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이 늘면서 노량진을 비롯한 공시 학원가에서도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다. 9급 공무원 준비생들 중에는 학원에서 수업을 듣기보다 인터넷강의에 집중하는 수강생이 많아 인강 전문 회사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일 교육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공무원 시험 시장의 전체 규모는 약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관련 회사들이 공무원 시험만 전문으로 하지 않고 어학·자격증·대학입시 등 다양한 교육시장을 함께 사업 영역으로 두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집계는 힘들지만 취업난에 공시 학원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는 설명이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입시 사교육 시장의 하락세가 뚜렷한 상황에서 성인 교육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여기에 취업난이 겹치면서 공무원 시험이 성인 교육업계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공무원 시험 시장에서 규모를 키우고 있는 것은 9급 공무원 수험생들이 주로 찾는 인강 업체들이다. 공무원 시험 분야 1위 ‘공단기’를 운영하는 에스티유니타스는 재작년 창립 8년 만에 매출액 4,000억원을 돌파했다. 공단기는 ‘공무원단기학교’의 준말로 해당 인강을 주로 찾는 이들은 7급과 9급 등 하위직 공무원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다. 특히 에스티유니타스는 특정 기간 동안 인강 영상을 무제한으로 들을 수 있는 프리패스제도를 업계 최초로 도입하면서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에스티유니타스 외에도 공무원 인강 시장에 진출한 에듀윌·해커스·메가스터디 등 다른 업체들도 매출액이 늘고 있는 추세다.
9급 공무원 수험생들이 인강을 선호하는 것은 시험이 다른 고시와 달리 객관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깊이 있는 공부보다 반복 학습을 통한 암기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한 수험생은 “같은 내용을 반복해 듣는 게 암기에 가장 효과적인데 인강이 이런 점에서 실제 수업보다 낫다고 본다”며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면서는 강사에게 질문할 일도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행정고시나 외무고시와 같이 고등 공무원 시험의 경우 서술형 평가가 있기 때문에 학원 수업이 필수적이다. 가격이 저렴한 점도 9급 공무원 수험생들이 인강을 찾는 이유로 꼽힌다. 공단기를 비롯한 관련 업체들의 프리패스 가격은 1년이나 평생 들을 수 있는 조건에서 200만원 안팎으로 비싼 경우 한 달에 100만원에 달하는 고등고시 학원 수강료보다 저렴하다. 다만 이와 같은 프리패스 상품들의 가격은 최근 몇 년 동안 수요가 증가해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9급 공무원 수강생을 대상으로 한 인강 시장이 커지자 수능 강의를 하다 공무원 강의로 업종을 바꾸는 강사들도 늘고 있다. 공무원 학원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수능 강의를 하다 넘어오는 강사들이 늘고 있다”며 “인강의 메인은 여전히 대학 입시지만 학령인구 감소, 취업난으로 앞으로 9급 공무원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보는 기대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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