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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가 만난 디자이너]<1>서울 성수동의 '페이퍼프레스' 박신우 디자이너

개성 있는 그래픽으로 주목받는 젊은 디자이너

졸업 후 개인 작업에 대한 열정에서 시작된 스튜디오

버드나무 브루어리 브랜딩을 통해 디자인 파워 실감해

그래픽디자인 분야가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졌으면





서울 종로구의 중심부, 눈에 띄는 어느 건물 안에서 근무하는 디자이너는 문득 바깥 세상에서 일하고 있는 다른 디자이너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궁금해졌습니다. 각자의 장소와 공간에서 특별한 지금을 보내고 있을 그들과의 만남과 대화를 통해 또 다른 미지의 장소와 공간을 탐험해보고자 합니다.

‘페이퍼프레스’ 로고


서울 광진구 성수동에 위치한 첫 번째 인터뷰의 주인공. 개성 있는 디자인이 인상 깊은 페이퍼프레스는 박신우 디자이너가 운영하는 1인 그래픽디자인스튜디오입니다. 현재 그래픽디자인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작업실 이야기 -변화하는 성수동과 닮은 ‘페이퍼프레스’

‘페이퍼프레스’의 작업실 풍경과 박신우 디자이너




Q. 페이퍼프레스의 시작이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처음부터 스튜디오를 하겠다 하는 생각은 없었어요. 졸업을 앞두고 막연하게 취업준비를 하겠거니 하다가 취업하면 개인 작업을 별로 못할 것 같은 아쉬움이 있었어요. 그래서 상수동에서 셰어작업실을 사용하면서 아르바이트 겸 소소한 일거리부터 시작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네요.

Q. 페이퍼프레스라는 이름은 어떻게 지으신 건가요?

A. 원래는 독립출판을 하고 싶어서 프레스를 붙였고 레터링을 해서 로고를 만들게 되었어요. 주로 2D작업 인쇄물 작업 위주로 진행을 하려다 보니 페이퍼를 덧붙이게 되었죠. 거창한 의미는 없었어요. 유독 네이밍에 알파벳 P가 많이 들어가는데 또 제가 성이 박씨(Park)잖아요?(웃음)

Q. 성수동에 작업실을 자리 잡은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졸업 즈음 처음으로 홍대 합정 쪽에 셰어오피스를 얻게 됐어요. 한 1년 정도 합정동에서 지내다가 아는 언니가 성수동에 셰어작업실이 저렴하게 나왔다고 해서 동창 친구들 서넛 이서 책상만 놓고 작업을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친구와 작업실을 구해 이사했습니다. 그 후에 현재는 성수동에서 세 번째로 자리 잡은 작업실이네요. 2017년 당시에 아무것도 없던 이곳에 한두 개씩 뭔가가 생기기 시작했어요. 그런 변화를 지켜보는 재미가 있는 동네입니다. 허름한 공장 사이에 카페나 상점이 한두 개씩 생기기 시작했는데 그런 묘한 분위기가 좋았어요. 집이랑도 가까운 것이 가장 큰 메리트였고요. 현실적인 이유도 있어요. 이전 작업실이 매우 허름했고 보안도 취약해 보이는 느낌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가로등도 안 켜지고 좀 더 안전한 공간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성수동의 또 한 가지 장점! 일단 교통이 매우 좋아요. 서울의 중심부이기 때문에 차로 움직인다면 어디든 가기 좋아요.

‘페이퍼프레스’ 작업실 입구


Q. 가장 처음 작업실을 고려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A. 여자 혼자 작업을 하다 보니 보안과 치안이 가장 우선적인 고려요소였어요. 성수동 시절의 첫 번째 작업실은 가정집을 개조한 사무실이었는데, 혼자 늦게까지 작업을 하게 될 때 보안상 좀 취약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성수동으로 이사한 후 두 번째 작업실은 근처에 폐지공장이 있어서 소음이 많았고요. 낮에 위치상으로도 외져있는 곳이라 조금 걱정되는 부분이 있었지만 나름 만족하고 지냈습니다. 지금 작업실은 관리도 되고 보안도 좋고 지하주차장도 잘 되어있어서 만족 중입니다.

Q. 선호하던 특정 지역은 따로 없었나요?

A. 유명한 곳 들은 시끄럽고 그래서 딱히 막 고려했던 곳은 없고요. 교통이 좋거나 인쇄소가 가까운 곳을 주로 생각해봤죠.

Q. 동네의 단골 가게는 어디인가요?

A. 카페 ‘포제’라는 곳입니다. 3층이 작업하기 굉장히 좋아요. 하지만 노트북을 거의 안 쓰기 때문에 작업은 거의 무조건 작업실에서만 진행합니다. 문서작업을 할 때는 아주 가끔 나갑니다.

Q. 작업하다가 집중이 안 되거나 할 때 성수동에서 에너지를 충전하는 방법이 있나요?

A. 산책을 주로가요. 성수동 ‘블루보틀’까지. 또 ‘오르에르’ 쪽으로 가면 예쁜 물건 파는 곳이 많아요. ‘카지나’ 같은 패션숍도요. 그러나 역시 자주 나가진 않아요. 성수동이 우후죽순 발전할 때 같이 작업실을 셰어하던 친구랑은 외식도 많이 하고 산책도 자주 나갔는데, 지금은 혼자 작업을 하다 보니 잘 안 나가게 되는 것 같네요.

Q. 1인 스튜디오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요?

A. 작업실을 둘이 쓸 때보다는 혼자 쓸 때 심심하긴 하지만 잘 모르는 사람과 작업공간을 셰어하게 되면 불편한 점도 생기지 않을까요? 성향은 사실 잘 모르겠어요. 혼자 있으니 조금 더 편하기도 하지만 같이 쓸 때 오히려 집중이 잘 될 때도 있었으니까요. 마음 맞는 사람과 같이 공간을 쓰는 게 더 좋을 것 같기도 하네요.

저는 처음에 무조건 같이할 수 있으면 같이하라고 하고 싶어요. 몸짓을 가볍게 시작할 수 있는 것이 1인 스튜디오의 장점이지만 혼자 커버해야 할 일이 많아요. 심리적인 부분도 그렇고요. 또 같이 작업하다 보면 개인별로 더 잘하는 영역이 따로 있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가 날 수도 있어요. 업무도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도 사실 일이 많아서 같이 일하는 직원을 늘려야 하나 고민 중이에요.

Q. 1인 스튜디오로 활동하지만 다른 단체나 모임에서 활동을 하는 것이 있나요?

A. ‘FDSC’라는 모임과 전시에서 만난 사적인 친목교류가 있어요. 일 적인 활동은 별로 없는 것 같고요. 사실 혼자 있을 시간이 별로 많지가 않아서 거의 클라이언트와 딱 붙어서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많다 보니. 계속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고 하루 종일 대화하다가 끝나는 경우도 있어요.

◇작업 이야기-개성 강한 그래픽으로 대중들을 사로잡은 디자인

‘페이퍼프레스’의 작업들




Q. 클라이언트한테 외주를 받을 때 주로 어떤 루트로 받나요?

A. 학생 때 아르바이트로 시작했다가 일에서 일을 불러온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아직까지 먼저 어필을 한적은 따로 없어요. 포트폴리오를 보고 연락 주시는 분들은 많아요. 프로모션은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주로 하구요. 작업의뢰도 그렇게 받아본 적이 있어요.

Q. 외주를 받을 때 견적에 대한 기준이 있나요?



A. 학생 때는 조금 더 애매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작업을 하면서 점점 개인적인 기준이 생기는 것 같아요. 여전히 어려운 부분 중에 하나고 개인적인 기준과 맞지 않는 견적의 작업 의뢰가 들어 왔을 때 조율이 안되면 거절하는 편이에요.

Q. 클라이언트들이 디자인전공자가 아닌데 그런 부분에서 오는 갈등이나 조정할 부분은 어떻게 해결하나요?

A.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것을 디자인적으로 좀 더 좋은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게 생각하고 제안하는 편입니다.

Q. 잘 맞지 않을 것 같은 작업 의뢰는 어떻게 하나요?

A. 사실 생각보다 그런 경우가 많지는 않았지만 그런 경우에는 받지 않으려 해요. 물론 지금은 잘 맞는 클라이언트 중에서도 초반에 디자인스타일이 방향성이 잘 맞지 않는 부분도 있었죠. 그런 걸 초반엔 가려서 받으려고 하진 않았어요. 하지만 결국엔 서로 업무프로세스가 잘 맞았고 아웃풋이 긍정적으로 도출 된 이후로는 서로 맞춰진 부분도 있어요. 보통 클라이언트와 직접 적으로 갈등이 있다기보단 상하관계가 확실한 구조에서 중간자 분들과의 소통의 어려움이 약간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다 작업이 좋게 나와서 제가 의뢰받아 작업했던 디자인작업은 포트폴리오 사이트에 다 올라와 있어요.

Q. 작업 중에 ‘토핑’ 포스터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는데요. 전반적으로 작업성향이 추상적이면서도 굉장히 운동적이고 과감한데 주로 어떠한 방식으로 진행하나요?

A. 미리 스케치를 통해 구도를 짜기보다는 조금 더 즉흥적으로 가는 편이에요. 화면 안에서 요소를 대고 그려보는 느낌이랄까요? 완성된 그림을 그려놓고 쫓아가는 방식은 아니고 이것저것 해보면서 괜찮은 것들이 나오면 좁혀가는 방식으로요.

더 토핑 2018


더 토핑 2017


전주 국제영화제 - Balangiga Howling Wilderness 포스터


대강포스터제 - 이선희 ‘j에게’


Q. 본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물은 뭐가 있을까요?

A. 다 기억에 남지만 ‘버드나무 브루어리’가 요즘 밖에서 자주 눈에 띄어요. 브랜드가 유명해져서 그런가 밖에서 제 작업결과물을 볼 때 뿌듯하고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강릉에 위치한 ‘버드나무 브루어리’의 로고 간판


‘버드나무 브루어리’의 로고


‘버드나무 브루어리’의 포스터


‘버드나무’ 패키지 디자인


‘버드나무’ 잔


Q. 타이포, 그래픽, 드로잉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작업을 하시는데 가장 흥미를 느끼고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 분야는 뭔가요?

A. 처음에는 타이포 그리는 것이 가장 재미있는 줄 알았어요. 하지만 글씨를 그리는 것은 매우 어렵고 정교한 작업이기 때문에 그런 것보다는 타이포를 이용한 이미지를 다루는 작업이 가장 재미있는 것 같아요. 브랜딩도 재밌고요. 페이퍼프레스의 스튜디오 로고도 소문자만 레터링을 직접 해서 만든 것인데, 대문자와 소문자를 아우르는 타이포 세트를 완성도 있게 만든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는 걸 깨달았죠.



◇앞으로의 이야기-‘Just do it!’ 일단 움직이고 본다

Q. 스튜디오를 차리는 것을 추천하나요? 디자이너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A. 요즘 학생들이 진로에 대해서 고민이 많은데 회사를 다니는 것과 스튜디오를 차리는 것은 각자의 장단점이 너무 분명하다고 생각해요. 각자의 성향에 따라 맞는 부분이 다른 것 같아요. 개개인이 잘 생각해서 선택하면 좋겠고 어떤 길을 선택 한다고 하더라도 결국 자연스레 그 길을 가게 되는 것 같아요. 주변에 스튜디오를 매우 하고 싶어 하던 사람들도 결국엔 스튜디오를 열더라고요. 요즘 다들 워낙 작업을 잘해서 역시 가능한 일이라고 봐요.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주저 말고 일단 해보라는 얘기를 하고 싶어요. 움직이다 보면 결국엔 어떻게든 그 쪽 방향으로 잘 흘러가게 되더라고요.

‘나이키’ 트레이닝복을 입고 작업실 문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박신우 디자이너


Q. 앞으로의 계획은?

A. 별다른 계획은 없어요. 지금 하는 프로젝트들 무사히 마무리 짓고 올해를 잘 보내는 것이 일단 계획이라면 계획이고요. 아직 장기적인 계획은 없어요. 현재를 열심히 살아가는 게 저의 계획입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A. 그래픽디자인분야가 더 유명해졌으면 좋겠어요. 좀 더 접근성이 쉬운 분야 중 하나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속성을 대중들이 잘 모르는 부분이 아쉬워요. 이쪽 분야로 진입하고자 하는 학생들의 관심과 열정은 뜨거운데 정작 취업시장이나 업계는 그에 못 미치는 대우나 환경이 대부분이라 안타까운 마음도 크고요. 디자인 관련 이벤트나 전시도 굉장히 많은데 좀 더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지면 좋겠네요.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이야기해도 될까요? 저 ‘나이키’와 같이 작업해 보고 싶어요! 해외에서 노출되는 나이키 그래픽 프로모션들을 보면서 기회가 되면 저도 그런 작업들을 같이 진행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었어요. 제가 ‘나이키‘의 엄청난 팬이거든요!

/구선아기자 schatzsa@sedaily.com, 권경아·이지원 인턴기자 dlwldnjs31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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