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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치는 미국탓" 위안화 가치하락 용인한 中....환율전쟁 불붙나

[다층위기 엄습 금융시장 패닉]

현실화 하는 위안화 급락

美, 對中 10% 추가관세 예고에

미국산 농산물 수입중단 맞불

시장 심리적 마지노선 무너져

트럼프 "中이 환율조작" 트윗





지난 1년여 동안 미중 무역전쟁 과정에서도 굳게 지켜온 달러당 7위안 선이 순식간에 무너지면서 ‘포치(破七)’가 현실화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추가 관세 폭탄을 예고한 데 대해 중국은 위안화가치 하락과 농산물 수입중단으로 맞서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중국 당국이 ‘1달러=7위안’ 돌파를 용인하면서 미중 간 환율전쟁에 본격적으로 불이 붙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 블룸버그통신과 시나망 등에 따르면 이날 홍콩 역외위안화(CNH)시장과 역내시장에서 동시에 위안화 환율이 급등(가치 하락)하면서 2008년 5월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섰다. 위안화 환율은 이날 역외환율 기준으로 장중 7.1114위안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달 말까지도 달러당 6.9위안 수준에 머물던 위안화 환율은 1일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 트윗 이후 상승하기 시작해 이날에는 전 거래일보다 1.9%나 급등하며 7위안 선을 훌쩍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진 달러당 7위안 선이 무너지며 이른바 ‘포치’가 현실화한 데는 대규모 자본이탈과 증시 폭락 등 시장 불안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위안화가치 하락을 용인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이 미국의 관세 압박에 맞서 일단 환율시장을 흔들면서 경고를 보낸 동시에 현실적으로 무역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중국이 수출경쟁력 확보에 나섰다는 것이다. 쿤 고 호주·뉴질랜드뱅킹그룹 아시아 수석연구원은 “중국이 무역전쟁의 도구로 환율을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마침내 내비쳤다”며 위안화가치가 더 떨어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보호무역주의 조치 및 (미국의) 대중국 추가 관세 부과 예고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7’을 넘어섰다”며 미국에 책임을 돌렸다. 이강 인민은행장도 “8월 이후 많은 통화가 미국 달러보다 평가절하됐으며 위안화도 일정 부분 영향을 받았다”며 “이는 시장이 결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관심사인 미국산 농산물 수입도 중단하고 나섰다. 블룸버그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농산물을 수입하는 국영기업들에 별도 지시가 있을 때까지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중지하라고 명령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산 농산물 구매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중국에 대해 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하며 무역전쟁을 확전하자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아예 안 하는 것으로 맞서겠다는 뜻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최근 논평에서 “미국이 관세로 협박하면 단 1㎏의 콩도 사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가뜩이나 정체된 미중 무역협상은 더 꼬이게 됐다. 지금까지 ‘환율조작국’ 지정 카드로 중국을 압박해온 미국은 실제 위안화가치가 급락함에 따라 제재 강도를 더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중단은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주요 표밭을 정면으로 겨냥한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돌파한 것을 두고 중대한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환율을 역사상 거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렸다”며 “그것은 환율조작이라고 불린다”고 경고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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