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시장에 다층위기가 닥치며 ‘블랙먼데이’가 빚어졌다. 주식과 원화가치가 폭락하며 공포에 짓눌린 개인들은 투매 양상을 보였다. 이에 정부는 긴급 점검회의를 열어 진화에 나섰다.
5일 코스피와 코스닥은 동반 급락했다. 코스피지수는 2.56% 하락하며 3년1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하고 일본의 수출규제 등이 이어진데다 원화·위안화 등 환율이 급등한 영향이다. 외국인이 3,142억원, 개인이 4,420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이 7,347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코스닥지수는 7.46% 폭락한 569.79로 마감했다. 이날 낙폭(45.91포인트)은 지난 2007년 8월16일 이후 약 12년 만에 최대치다. 코스닥시장에는 이날 시장 충격완화 조치인 사이드카가 3년1개월여 만에 발동됐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이 372억원을 순매도하며 하락장을 주도했다.
중국 위안화 가치는 역외·역내시장에서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지던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섰다.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넘긴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5월 이후 11년 만이다.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74% 떨어졌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62% 하락했다. 원자재 가격도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휘청이며 글로벌 경기를 반영하는 구리 가격이 런던금속거래소(LME) 시간외거래에서 톤당 5,718.50달러까지 추락해 2017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환율은 치솟고 금리는 사상 최저치로 급락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7원30전 오른 1,215원30전에 마감했다. 2년7개월 만에 처음 1,200선을 돌파한 것으로 종가 기준으로 2016년 3월9일의 1,216원20전 이후 최고치다. 원·엔 재정환율은 오후3시30분 기준 100엔당 1,147원92전으로 28원97전이나 급등했다.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1.260%) 대비 8.8bp(1bp=0.01%포인트) 하락한 1.172%를 기록했다. 이는 2016년 7월6일의 국고채 3년물 사상 최저치인 1.203%보다 3.1bp 떨어진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국제금융센터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