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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유통 오프라인3.0] 24시간 서점·롤러장 연 백화점...쇼퍼테인먼트, 일상을 바꾸다

佛 백화점 110년만에 일요일 영업

파리 야경 무기로 관광객 끌어모아

롯데百, 영화 쥬라기월드 재현하고

현대는 85평 규모 요가매장 선봬

쇼핑은 기본...체험·즐길거리 다갖춰

언제든지 찾는 시민 놀이터로 변신





중국 베이징 시내 관광명소인 ‘전문대가’ 입구에 위치한 24시간 서점 ‘페이지원’ 내부./변수연기자


중국 베이징 시내 관광명소인 ‘전문대가’ 입구에 위치한 24시간 서점 ‘페이지원’ 내부./변수연기자


#중국 베이징시 차오양구에서 혼자 사는 20대 직장인 설씨는 대부분의 저녁 시간을 복합쇼핑몰에서 즐긴다. 설씨는 6일 저녁 6시에 퇴근을 하자마자 인근 복합쇼핑몰 ‘합생환(Hopson One)’으로 직행, 5층에서 저녁을 먹은 뒤 같은 층 헬스장에서 운동을 즐긴다. 동네 헬스장보다 비용이 조금 더 비싸지만 최신기구가 즐비한 데다 근처 직장인들이 많이 오는 덕에 분위기가 더 활기차다는 것이 장점이다. 운동이 끝나고 나면 가끔 친구들과 함께 해당 복합쇼핑몰 지하 1~2층에 위치한 실내 먹자 골목에서 만나 자정까지 맥주를 마시곤 한다. 설씨는 “공기 질이나 치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복합쇼핑몰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다른 30대 직장인 허씨의 취미는 독서다. 밤늦게 새 책이 읽고 싶어지면 택시를 타고 근처에 있는 24시간 서점 ‘페이지원(PAGE ONE)’으로 향한다. 온라인에서 주문 후 배송을 받는 것보다 더 빨리 원하는 책을 읽을 수 있어 자주 찾는다. 허씨는 “카페같은 인테리어에 쉴 공간이 많아 사진 찍기도 좋고 추천 도서 등이 내 라이프스타일에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쇼핑몰은 새벽까지 여는 식당가, 쇼핑몰 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운동시설 등을 앞세워 시민들의 놀이터로 일상의 일부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노동자의 휴식권을 위해 일요일 휴점이 상징인 프랑스 백화점조차 110여 년 만에 일요일 영업을 시작했을 정도다. 파리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 르봉마르셰와 쁘렝땅 백화점 식당가는 파리의 야경으로 글로벌 관광객들을 백화점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26일 서울 강서구 롯데백화점 김포공항점에서 어린이들이 ‘쥬라기 월드 특별전’을 관람하고 있다./사진제공=롯데백화점




◇최초공개부터 7t공룡까지…百, 최고의 갤러리이자 체험장=상상력의 귀재란 별칭으로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진작가인 에릭요한슨전의 아시아 최초 전시회 장소는 예술가의 초미의 관심사였다. 에릭요한슨 사진전은 지난 6월 5일 예술의 전당에서 전시되기 전 롯데백화점 잠실 에비뉴엘 291 갤러리에서 같은 달 1일 베일을 벗었다. 291 포토그랩스는 오픈 1달간 약 1만명이 방문해 월 예상 방문객 4,000명을 2배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롯데백화점 김포공항점은 영화 쥬라기월드에서 사용됐던 공룡 모형을 그대로 재현했다. 방송 직후 문이 열리면 1,980㎡(600평) 규모의 쥬라기월드가 시작된다. 조명과 냄새까지 모든 것을 쥬라기월드로 연출했다.

백화점에 롤러장이 들어서기도 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7월 2주 동안 목동점에 롤러장을 비롯해 오락기가 설치된 ‘아케이드 게임존’, 전동 킥보드·전동 자전거 등을 구매할 수 있는 ‘굿즈 존’을 꾸몄다. 압구정본점 컬쳐파크에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281㎡ (85평) 규모의 요가 전문매장을 오픈하기도 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대구점에 5,300㎡(1,600평) 규모의 아쿠아리움을 마련해 가족 단위 고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마트야? 패션몰이야?=패션은 감성을 입는 것. 그동안 마트에서 파는 의류는 의류의 품질을 떠나 매장의 진열 등에서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기지 못했다. 이마트는 올해 월계와 연제점 등 2~3개 점포의 패션 매장을 리모델링한다. 기존 이마트 패션 매장은 브랜드간 인테리어의 통일성이 없이 제각각 이었고 매장 간 경계가 불명확해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고객이 상품에 집중하기 힘든 환경이었다. 인테리어에 통일성을 부여하고 정돈된 느낌의 매장으로 마치 쇼핑몰 콘셉트로 탈바꿈시켰다. 탑텐, 스파오, 탑텐 키즈 등 유명 SPA 브랜드도 입점했다. 패션매장 리뉴얼 후 30대 이하 매출은 실제 숫자로 나왔다. 분당(2%), 가양(4%), 대전터미널점(9%)의 패션 리모델링 객장의 30대 이하 매출은 평균 6% 성장했다.

◇가장 오래까지 여는 레스토랑=이마트 남양주점 푸드코트에 1인용 좌석이 등장했다. 대형마트에서 혼밥족을 겨냥해 1인용 좌석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 리뉴얼 오픈한 푸드코트 이름은 ‘엘리판트’는 가마솥밥, 하즈카츠, 고베카레, 육반가 등 맛집들을 한대 모은 맛집 편집숍이다. 남양주에 사는 이수진(32세)씨는 “주로 편의점에서 간단히 때우는 경우가 많았는데 푸드코트에 1인석이 생겨서 다른 사람 눈치 안보고 편하게 식사할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롯데백화점은 본점 지하 1층 식품관에 6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스탠딩 바를 도입했다. 한 달간 스탠딩 소시지 바를 운영한 뒤 매장을 ‘스탠딩 참치 바’로 바꿀 예정이다.

◇오프라인 쇼핑몰은 영원하다=단순히 물건을 파는 행위가 아닌 ‘쇼핑에 과학’의 창시자이자 인바이로셀(ENVIROSELL)의 CEO는 이미 1990년 대 후반 쇼핑몰이 30년 후 백화점은 최고의 21세기 현대미술박물관이자 전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인터넷의 발전으로 쇼핑의 형태는 다양화되겠지만 상품을 만지고 경험하고 싶어하는 인간의 본성을 반영해 오프라인 쇼핑몰은 영원히 그 수요가 있을 것이란 게 그의 지론이다. 30년이 지난 지금 유통업체들은 이 화두를 고민 중이다. 유통업체는 ‘쇼퍼테인먼트’·‘아트테인먼트’로 변신 중이다. 유통업체의 미래는 고객을 모으고 그들의 시간을 재미있게 꾸려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통업체 고위 관계자는 “고객에게 좋은 경험만을 선사하면 매출은 자연히 늘어나는 구조”라고 말했다.
/김보리·변수연 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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