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불매운동이 한창인 가운데 소녀상 옆에서 “아베 수상님 사죄드립니다” 등의 발언을 한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주옥순 대표를 비롯한 엄마부대는 지난 1일 옛 주한 일본대사관 인근 소녀상 앞에서 집회를 갖고 “문재인을 철저하게 응징하지 않으면 우리는 세월호처럼 침몰하고 말 것, 문재인이 머리를 숙이고 일본에 사죄하지 않으면 절대로 해결이 안 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자리에서 일부 회원은 소녀상을 지키고 있던 대학생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주옥순 대표는 “아베 수상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라며 “일본 파이팅”이라고 소리높여 외쳤다.
주옥순 대표의 발언이 논란으로 번지자 네티즌은 지난 2016년 1월 그가 했던 또다른 발언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 한·일위안부 합의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주옥순 대표는 “내 딸이 위안부 할머니와 같은 피해를 당했더라도 일본을 용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몇 차례 언론 인터뷰에서도 그는 이 발언에 대해 철회하거나 사과한 바 없다.
논란이 번지자 주옥순 대표는 6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국가 간 외교협정(한일협정 지칭)을 맺었으면 전 정부에서 했더라도 이를 인정해야 한다”며 “(국가가) 이 정도의 위기에 왔으면 빨리 (일본에) 특사를 보내 사과하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문세광이 육영수 여사를 총으로 쐈을 때 일본에서 특사가 와서 사과했다. 그런 차원을 봐야 한다”며 “반일 감정을 일으키면 2개월 이내에 나라가 망한다. 우리는 그걸 방지하기 위해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본이 과거 1965년 한일협정 이후 38번의 사과를 했다”며 “지금의 한일 관계 악화를 일으킨 건 문재인 대통령의 책임이다. 1번 정도 사과해서 한일 관계를 다시 회복하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는 “국가 정책을 이렇게 만들어놨는데 하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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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부터 보수 시민단체인 엄마부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주옥순 대표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벌어졌을 당시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어버이연합’ 등과 함께 적극적으로 박 전 대통령 편에서 활동했다.
세월호 단식농성이 한창이던 2014년에는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자식 의사자라니요, 유가족들 너무 심한 것 아닙니까’ 등의 문구가 담긴 피켓 시위를 벌이다 충돌을 빚었다.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2016년에는 “자신을 허락 없이 촬영했다”는 이유로 10대 여학생의 뺨을 때려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고, 이듬해인 2017년 9월 18일에는 박근혜 정부 시기 관제데모에 대한 청와대 지시여부, 국정원 자금지원 등에 대한 조사를 받기도 했다.
그리고 이와 같은 활동을 인정받아 2017년 9월 25일에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로부터 당 디지털정당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됐다. 주옥순 대표가 진행하는 유튜브 ‘엄마방송’ 채널의 구독자 수는 현재 15만 7000여명에 달한다.
주옥순 대표의 지난 활동과 최근 발언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전우용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110년 전 토착왜구의 수괴였던 이용구나 송병준도 저 정도로 반인간적인 경지에 이르지는 못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 교수는 “엄마부대라는 단체는 과거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을 모욕했고 위안부 피해자들을 모욕했으며 지금은 한국시민 대다수를 모욕하고 있다”며 “왜 이러는지 궁금하지 않다. 저 단체 대표가 자유한국당 디지털당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다는 사실에 답이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최상진기자 csj845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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