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오래된 사진이 최근 사진으로 둔갑하거나, 조작된 사진이 실제 사진인 것처럼 돌아다니는 등 ‘가짜 사진’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워터파크 특별대우’ 논란…7년 전 사진이 최근 사진으로 둔갑해
지난 8월 1일 한 커뮤니티에는 ‘워터파크 무료 특별대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본문에는 항공운항과 비서과 무료’라는 글씨가 큼지막하게 붙은 설악 워터피아 포스터 사진이 실렸다. 이 게시글은 수십개가 넘는 커뮤니티에 스크랩되며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네티즌들 사이에 큰 화제를 모으며 8월 1일자 다음카페 인기글 상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댓글에는 ‘이번 주말 나도 구경 가야겠다’, ‘지금 시대에 무슨 이런 마케팅을’ 등 다양한 반응이 달렸다.
그러나 확인 결과 해당 사진은 7년 전인 2012년도 사진인 것으로 드러났다. 워터피아 마케팅 담당자는 “사진 속 포스터는 2012년 포스터로, 워터피아 인근 대학 캠퍼스 내에서 찍힌 사진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러나 항공운항과·비서과 무료 마케팅은 한 번도 시행된 적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장에서 지역 학과 대상으로 공문을 보냈던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본사 쪽에서 알고 진행하지 말라고 해서 취소하고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시대에 있을 수 없는 마케팅이라고 생각한다”면서 “7월 31일을 기점으로 사진이 갑자기 최근 사진인 것처럼 돌아다니고 있는데 어떤 경로로 유통되었는지는 모르겠다”며 난처한 기색을 보였다.
◇수 년 간 ‘논란’과 ‘해명’ 반복하며 커뮤니티 떠돌기도
지난 3월, 한 커뮤니티에는 엘리베이터 내부를 찍은 사진이 하나 올라왔다. 사진 속 엘리베이터 문에는 ‘여성전용’이라는 글씨가 큼지막하게 쓰여 있고 아래엔 ‘남성 절대 탑승금지’라는 문구까지 있어 남성에 대한 차별이라며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그러나 며칠 뒤 ‘논란의 여성용 엘리베이터의 진실’이라는 제목으로 해당 사진이 조작이었음을 밝히는 글이 등장해 논란은 일단락되었다.
그런데 해당 사진의 원본이 처음 등장한 건 무려 7년 전인 2013년이었다. 이 사진은 2013년 2월 27일,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짤방 게시판에 ‘왜 남자는 걸어가야 되고, 절대 탑승이 불가하냐’는 불평과 함께 올라왔다. 그러나 ‘여탕에만 연결되어 있으니 당연한 것 아닌가’, ‘이게 왜 문제인지 모르겠다’는 등의 댓글이 달리며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그러나 1년 뒤 해당 사진은 ‘여탕으로만 연결되어 있습니다’라는 문구만 지워진 채 다른 커뮤니티에 재등장했다. 이후 몇 년간 ‘넘쳐나는 여성전용 시설 모음집’, ‘논란의 여성전용 엘리베이터’ 등 다양한 게시글에 실리며 여러 커뮤니티로 퍼져나갔다. 2016년 한 네티즌이 원본 사진을 발견해 조작 여부를 알리는 게시글을 작성한 후로도 논란과 해명은 여러 번 반복되었다.
한편 가짜 사진이 새롭게 생산되는 일도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5일엔 배우 김남길의 안티로 알려진 한 네티즌이 만든 사진 한 장으로 장나라와 김남길이 때아닌 열애설에 휩싸였다. 디스패치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김남길과 장나라의 사진을 이어 붙인 후 ‘7년간 열애 후 결혼’이라는 제목을 달아 만든 조작 사진으로, 장나라는 이에 대한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 7월 5일에는 ‘아파트 단지에 붙은 일본산 차량 주차 금지’라는 제목의 사진이 올라와 논란이 되었다. 그러나 공문에 관리사무소 직인이나 도장이 없고 공문이 붙은 배경 또한 보이지 않아 의심을 샀으며, 결국 조작으로 밝혀졌다.
/정민수 인턴기자 minsoo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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