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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편 살해는 우발적" 주장, 고유정 변호사 '네티즌 분노' 못 넘었다

고유정 변호하려 법무법인 탈퇴까지 고려…가족 건강 문제로 사임

1차 공판 참여했던 개인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는 그대로

전 남편 살해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유정이 12일 오전 제주지법에서 첫 재판을 받고 나와 호송차에 오르며 시민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의 변호를 맡았던 판사 출신 변호사가 결국 사임했다.

CBS노컷뉴스는 13일 고유정 사건을 맡기 위해 소속 법무법인에서 나오려 결심하기까지 했던 A변호사가 마음을 돌려 손을 떼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A변호사는 고유정 사건을 수임하면서 동료 변호사에게까지 피해가 번질까 두려워 법무법인에서 탈퇴 절차를 진행해 이슈로 떠올랐다.

그러나 12일 고유정의 1차 공판 변론을 맡았던 B변호사는 계속 재판에 참여한다. B변호사는 1차 공판에 앞서 A변호사가 고용한 개인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다.

A변호사는 13일 오전 소속 법무법인 내부 SNS 단톡방에 글을 올려 “억울한 죄인을 후배의 소개로 만나 차비 외에 비용 없이 소신껏 도우려 했다”며 “그 과정에서 법인에는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노력을 나름대로 했지만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12일)는 제 개인 쪽으로만 화살이 날아오는 상황이었으리라 본다”며 “급기야 가족 중 스트레스로 쓰러지는 분이 계셔서 소신을 완전히 꺾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전 남편 살해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유정이 12일 오전 제주지법에서 첫 재판을 받고 나와 호송차에 오르기 전 한 시민에게 머리채를 잡히고 있다. /연합뉴스




A변호사가 고유정 사건에서 손을 뗀 배경에는 12일 재판 뒤 쏟아진 비판 여론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추측된다. 이날 재판에서 고유정의 변호인은 아들이 방에서 게임하는 동안 전 남편 강씨가 갑자기 몸을 만지는 등 성폭행을 하려 했다며 “피해자가 설거지를 하는 평화로운 전 아내의 뒷모습에서 옛날 추억을 떠올렸고, 자신의 무리한 성적 요구를 피고인이 거부하지 않았던 과거를 기대했던 것이 비극을 낳게 된 단초”라고 말해 거센 비난에 휩싸였다.

또 피고인이 CCTV에 얼굴을 노출시키면서 한 모든 행동은 계획적 범행으로 볼 수 없는 것들이고, 카레에 넣었다는 졸피뎀을 강씨가 먹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졸피뎀 반응이 나온 이불은 고유정의 혈흔이며, ‘뼈의 중량’ 등 범행 전 인터넷 검색 내용은 “현 남편의 보양식으로 감자탕을 검색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것”이라고 말해 공분을 샀다.

A변호사는 CBS노컷뉴스에 “후배의 요청으로 무료로 진행하다 졸피뎀이 오히려 고유정에게서 나왔다는 증거를 보고 억울한 사정을 살펴보려 했지만, 어머니의 건강 문제로 소신을 꺾게 됐다”고 사정을 밝혔다.

앞서 A변호사는 지난달 9일 고유정 사건의 변론을 맡은 사실이 알려지며 비판 여론이 일자 동료들과 함께 법원에 한 차례 사임계를 제출했던 바 있다. 이후 고유정이 수감된 제주교도소를 수시로 방문한 뒤 지난주 사건을 다시 맡기로 하고 B변호사를 고용해 첫 재판을 준비했다.

한편 고유정 사건 2차 공판은 9월 2일 오후 2시 제주지방법원 201호 법정에서 진행된다.

전 남편 살해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유정이 12일 오전 첫 재판을 받기 위해 제주지방법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최상진기자 csj845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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