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흘 만에 또다시 삼성을 언급하며 노골적으로 자국 기업인 애플을 돕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참전용사단체인 암베츠 행사 연설을 위해 켄터키주로 떠나기 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중 관세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타격을 받는 반면 삼성은 그렇지 않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쿡 CEO가 어려움이 있을 때 언제든 자신에게 전화하는 훌륭한 경영자라고 치켜세운 뒤 “문제는 그의 경쟁자인 삼성이 관세를 내지 않지만 쿡은 낸다는 점”이라면서 “나는 단기간 그를 도와야 한다. 왜냐하면 (애플은) 훌륭한 미국 기업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관세 일부 유예가 애플을 돕기 위한 조치였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경제매체 CNBC는 설명했다. 트럼프 정부는 애초 다음달 초부터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0% 추가 관세를 매길 예정이었지만 애플 아이폰·노트북 등 일부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오는 12월15일 이후로 미뤘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애플을 우회 지원하거나 경쟁사인 삼성에 미국 투자를 압박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18일에도 삼성을 거론하며 애플을 돕겠다고 했다. 당시 그는 쿡 CEO가 “삼성은 (애플의) 넘버원 경쟁자이고 삼성은 한국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미국 수출 시) 관세를 내지 않는다”고 문제 제기를 했다면서 “그가 아주 강력한 주장을 했다고 보고 그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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