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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경기침체 개혁으로 막아라.

김태기 단국대 교수·경제학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단축 등

잘못된 정책이 경기침체 자초

개혁없인 재정확대 등 안통해





경기침체는 대량 실업과 재정 악화를 일으킨다. 또 경제체력이 떨어지면 저성장·고실업의 덫에 갇히게 만든다. 경제성장률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면 경기침체로 보는데 우리나라는 이미 심리적 경기침체에 들어갔다. 소득주도 성장으로 경제가 기진맥진한데다 ‘조국 사태’와 지소미아(GSOMIA) 문제 등으로 허우적대기 때문에 경기침체가 실제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소득 불평등은 통계 작성 이후 최악이고 ‘성장률 1%, 실업률 4%’로의 추락이 우려된다. 정부는 경제체력이 좋다지만 경기침체에 물가하락까지 겹친 디플레이션을 걱정할 지경이다.

세계 각국은 경기침체를 막는 데 혈안이 되고 있다. 미국은 역대 최장 경기 확장과 역대 최저 실업률을 기록하다 최근 제조업경기가 냉각되고 있을 뿐인데도 경제정책을 국정의 최우선에 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경기침체 가능성을 금리 인하로 사전에 차단하라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사납게 몰아붙인다. 자유무역으로 경제 불확실성을 줄여야 경기침체를 막을 수 있다고 보는 연준은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에 맞서고 있다. 물론 세계 경제가 경기침체로 들어가면 미국도 위험해진다는 점을 알고 금리 인하의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경기침체에는 징후가 있다. 미래가 비관적이기 때문에 안전한 장기 국채에 돈이 몰려 장기 금리가 떨어져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는 기현상이 발생한다. 미국은 벌써 장단기 금리 역전이 발생해 주가가 출렁였고 세계 각국은 공포에 떨면서 대책을 세우고 있다. 1978년 이후 다섯 차례의 금리역전이 일어난 후 2년 내 어김없이 경기침체가 발생했다. 우리나라도 10년짜리와 3년짜리 국채의 금리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다.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수준인데 경기침체 문제를 간과하면 장단기 금리역전이 곧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고용도 경기침체의 징후를 보인다. 기업과 개인이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와 소비를 줄이면 실업이 늘어난다. 이 점에 착안해 연준 이코노미스트가 경기침체 확률을 실업률 변화로 판단하는 지표를 개발했다. 이 지표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경기침체 확률이 2017년 2%에서 2018년 11%, 올해에는 40%로 2년 사이에 무려 20배 증가했다. 실제 실업률 변화로 보면 경기침체 확률은 40%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단기 아르바이트 일자리를 늘려 사실상 실업자를 취업자로 둔갑시키는 실업률 낮추기 정책에 점점 더 기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대로 가보지 못한 길을 걷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와 세금을 낮추는 길로 가고 있다. 그 결과 투자와 소비가 촉진되고 경기가 좋아져 일자리 붐이 불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정반대로 가면서 경기침체를 자초했다. 공정경제라며 기업 규제를 강화했고 소득주도 성장이라며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에 매달려 고용을 파괴했다. 세금을 늘려 관제 일자리를 만드는 데 혈안이 되면서 예산 낭비로 재정을 악화시켰다. 사람중심 경제라며 고임금과 고용보호 특권을 만드는 노동조합 감싸기에 여념이 없었다.

경제가 정상이라면 경기침체 막는 데 재정 확대와 금리 인하가 유용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잘못된 정책이 경기침체를 자초하기에 그렇지 못하다. 노동조합 특권과 임금고용 경직성을 해소하는 노동시장 개혁 없이 재정을 확대해봐야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 재정위기에 빠진다. 그리스 등 남부 유럽의 경험이 그랬다. 기업의 투자 환경을 개선하는 규제를 개혁하지 않고 금리 인하만 해봐야 자본유출의 위험이 커지고 금리는 폭등한다. 문제없다고 장담하는 외환보유액마저 한순간에 위태로워진다. 브라질 등 남미 국가의 경제위기가 그랬다.

경기침체의 경고등은 이미 켜졌다. 평화경제라며 북한에 매달리고 소득주도 성장과 공정경제를 한다고 허망한 일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개혁으로 경기침체를 막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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