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씨 입학 의혹의 진상을 규명하라는 목소리가 대학가 전체로 확산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서울대·고려대·부산대 등 관련 대학을 중심으로 촛불집회가 열리고 성명서가 나온 데 이어 최근 직접 연관이 없는 대학들에서도 동참을 검토하고 있다.
조 후보자 딸의 입학과 장학금 등 의혹과 직접 관련된 대학들은 28일 촛불집회를 열어 조 후보자의 사퇴와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이날 조 후보자의 모교인 서울대에서는 재학생과 졸업생 8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총학생회 주최로 두 번째 촛불집회가 열렸다. 도정근 총학생회장은 “조 교수가 법무부 장관이 되는 것은 공정과 정의라는 가치를 완전히 배반하는 것”이라며 “조 후보자는 자신에게 제기되는 문제들에 대해 납득할 수 있는 소명과 사과를 내놓으며 후보자의 자리를 내려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다민 부총학생회장도 “국민과 대학생들은 납득 가능한 설명과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며 “사회적 부조리와 비상식에 대한 학생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은 총학생회의 당연한 책무”라고 설명했다. 그는 “원칙과 상식이 지켜지는 나라, 정의가 살아있는 사회를 위해 조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조 후보자의 딸이 의학전문대학원에 재학 중인 부산대에서도 이날 학생과 시민 200여명이 집결한 가운데 첫 촛불집회가 개최됐다. 학내 촛불집회추진위원회 주도로 열린 이번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의전원 입학과 장학금 비리 규명을 촉구했다. 이재영 촛불추진위원회 집행위원장은 “부산대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입학, 학사행정, 장학금 지급의 위법성과 불공정성을 조사하라”면서 “진상조사위원회에 외부 위원을 참여시키고 조사 과정과 결과를 전면공개하고 위법적인 부분이 발견되면 관련자를 법적 조치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가에 따르면 고려대는 총학생회 주최로 30일 2차 촛불집회를 열기로 하고 다른 대학 학생들의 참여를 독려할 방침이다. 고려대 총학생회는 이날 발표한 ‘향후 행동에 관한 입장문’에서 “이전 집회와 마찬가지로 입시비리 의혹의 진상규명 촉구와 공정한 입시제도 확립에 대한 목소리를 외치기로 했다”며 “우리와 동일한 지점을 고민하고 있을 대학들에 연대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경북대·영남대·대구대에서도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촛불집회 개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이희조·김지영기자 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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