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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택의 세상보기] 경제전쟁 파고 속의 한국경제

정석인하학원 이사장

美中 무역전쟁 한국에 직격탄

금융·외환시장 안정성 확보하고

韓日갈등 확산방지 협의 필요





최근 세계 경제의 가장 큰 리스크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대표되는 통상환경 악화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의 무역제재와 이에 대응한 중국과 다른 나라들의 보복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할 경우 세계 국내총생산(GDP)은 0.8%, 미국은 0.9%, 중국은 1.6%까지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문제는 경제전쟁의 여파가 한국 경제에 직격탄으로 작용하고 있는 점이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미중 무역전쟁 등의 영향으로 세계 경제 성장이 둔화하면서 아시아 지역의 수출이 뒷걸음질했고 한국·싱가포르·홍콩 등 대외 의존도가 높은 나라가 타격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달 들어 미중 양국의 상호관세 부과 방침 발표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국 기업 중국 철수 발언 등으로 무역전쟁이 고조되면서, 한국 주가가 1,900대 초반으로 내려가고 환율은 1,200원대로 올라갔다.

다행히 미중 양국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미중 무역전쟁은 미래 세계의 우위를 점하기 위한 미중 간 패권 전쟁의 일환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대선을 앞둔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지난 1년 반 동안 형성됐던 미국의 압박, 중국의 보복방침 발표, 협상 전개, 불완전 결말의 패턴을 반복할 가능성이 더 크다.

한국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수출규제로부터 촉발된 한일 경제전쟁도 치르고 있다. 지난달 일본이 반도체 핵심소재 3개 품목을 포괄수출허가에서 개별수출허가로 전환하고 이달 28일 한국을 전략물자 수출 간소화 대상인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시행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국회에서 답변한 것처럼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 수출규제는 한국 경제의 가장 큰 위협요소다.

이에 대한 첫 번째 대책은 금융·외환시장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일이다. 안전자산 쏠림 현상으로 인한 급격한 외화 유출에 대비한 컨틴전시플랜을 마련해 점검해야 한다. 현재 기획재정부 차관 중심으로 관계기관이 대책을 짜고 있는데, 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커지는 점을 고려해 경제부총리가 직접 챙길 필요가 있다. 차제에 경제부총리가 주관하는 각종 세부 경제대책회의들을 줄이고 거시적인 경제 진단분석과 전략에 집중해 이를 대통령에게 가감 없이 전달·협의하는 주례보고 체제를 정립하는 게 바람직하다.

둘째, 신축적인 통화·재정정책을 수립하되 현실적인 제약도 충분히 인식해야 한다. 현재 1.50%인 기준금리를 대폭 인하하기는 어렵고 재정도 추경이 완료된 올해에는 더 이상 여력이 없다. 따라서 해결을 미뤄온 경제구조적인 문제, 예를 들어 금융·의료·교육 서비스의 진입장벽 개선, 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법안 처리 등으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셋째, 대외관계에서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미중 무역전쟁의 와중에서 일본은 미국산 옥수수 250만톤을 비롯해 농산물 70억달러를 구매하기로 약속해 미국과의 무역협정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가와 비교해 미국 시장에서 불리했던 위치를 만회한 셈이다. 미국이 주선하고 중국 견제 전략의 하나로 중시하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종료한 한국과 대비된다.

무디스는 한일 무역갈등이 일본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한국의 단기 경제성장 전망을 더욱 약화시킨다”고 분석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일본 수출규제 조치에 따른 한국 국내총생산(GDP) 감소 효과를 0.27~0.44%로 추정했는데, 이는 현재 2%가 될까 말까 한 우리 경제성장률을 1%대로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의미다. 한일 양국 간 보복조치를 지금 시점에서라도 더 확산시키지 않도록 하기 위한 공식·비공식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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