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미래 성장동력 구축을 위해 유럽 3개 도시를 순방 중인 오거돈 부산시장이 지난 28일 프랑스 파리 르노그룹 본사를 전격 방문했다. 최근 르노삼성차의 구조조정 움직임과 관련해 본사 경영진에게 부산과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성장잠재력을 확인시켜 신규 물량 확보를 직접 설득하기 위해서다.
지역 문제로 행정책임자가 본사를 방문한 것은 처음 있는 일로 르노 측도 오 시장의 제안에 긍정적인 태도와 입장을 밝혔다고 부산시는 설명했다. 이 날 양 측은 르노삼성을 ‘세계적인 친환경 자동차 메카’로 육성하자는 비전에 동의했다고도 전했다.
29일 부산시에 따르면 오 시장이 만난 르노그룹 본사 파스칼 펜텐 아시아·아프리카·중동 제조총괄은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구조조정, 물량배정 등에 핵심적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오 시장의 방문에 대해 “지역 내 공장 문제로 시장이 직접 본사를 찾아준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크게 환영했다.
오 시장은 먼저 르노삼성과 지역의 상생 사례를 소개하며 운을 뗐다. 오 시장 본인이 사비로 르노삼성 신차 QM6를 구매한 일, 과거 르노삼성 공장 유치 노력과 시의 지속적인 지원, 최근 르노삼성차 애용을 위한 범시민적 캠페인 등을 열거하며 부산공장에 대한 시민적 관심과 사랑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년 3월 생산이 종료되는 닛산로그 생산을 대체할 새로운 물량배치를 강력 요청했다. 오 시장은 “부산 르노삼성 공장을 ‘미래 친환경 자동차의 메카’로 발전시키고 싶다”고 제안하면서 “친환경차 파워트레인 생산시스템을 부산공장에 달라.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노동 효율성이 높고 인근 울산경남 지역에 분포해 있는 자동차 부품협력업체들이 위치해 있는 최적의 입지”라고 설명했다.
또 “부산공장 신규 물량배정이 확정된다면 르노삼성 발전 분위기 조성에 누구보다 먼저 앞장서겠다”며 “부산은 단순 공장이 아닌 르노의 전략적 요충지라 생각해 달라”고도 했다. 이어 “부산공장에 대한 시민적 관심은 르노그룹 본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욱 깊다”며 “이런 노력이 부산만의 짝사랑은 아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부산시가 나서 적극적으로 신차배정 요청을 하는 배경에는 지난 27일 르노그룹이 생산량 감소를 이유로 부산공장의 구조조정을 검토한다는 계획 발표가 있다. 신규물량 배정 등으로 안정적으로 생산물량이 보장돼야 직원고용도 보장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파스칼 제조총괄은 “파워트레인 부산유치는 탁월한 제안”이라며 “지금까지 시가 제안한 인센티브를 고려해 긍정적으로 판단 중”이라 말했다.
이어 “부산공장은 르노그룹의 전략에서 중요한 곳”이라며 “친환경 전기차, 차세대 기술 통해 발전시키고 싶다”고도 했다. 특히 “부산은 이미 XM3 생산 후보도시이나 비용효율성 개선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며 “부산공장은 지역 공장 중 자동화설비가 가장 잘 돼 있는 곳이므로 앞으로도 투자를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오 시장과 파스칼 제조총괄 양측은 미래 미전에 대해서는 확실한 일치를 보이고 있음에 동의했다. 물량 공급에 대해서는 파워트레인 신규공장을 향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나머지 물량대체나 협의가 필요한 부분은 지속적으로 대화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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