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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손현주, “광대로 살아가는 건 참 즐거운 일”

“선택하고선 투정 부리지 말아야 한다”

데뷔 29년차 ‘연기 장인’ 손현주가 지략가 한명회로 돌아왔다.

손현주가 맡은 ‘한명회’는 조선 최고의 실세로 ‘세조’를 왕위에 세우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로 하늘의 뜻이 임금에게 있다는 것을 널리 알리기 위해 조선 팔도의 풍문을 조작하는 광대패 5인을 섭외하고 거대한 판을 기획한다. 무서운 권력욕을 보인 한명회에 대해, 손현주는 “그만한 권력을 갖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을 당했을까. 반란으로 권력을 키워나가고 그렇게 많은 사람을 처단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론 12~13년 밖에 왕을 못한다. 권력이란 얼마나 덧없나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손현주는 ‘광대들: 풍문조작단’으로 처음으로 사극 영화에 출연했다. 그는 사극 드라마를 하다 말에 밟혀 발톱이 빠진 후로 사극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긴 적이 있다고 고백한 바 있다. 현대극만 하던 자신이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사극과 인연을 멀어지게 했다. 하지만 ‘광대들’은 달랐다. 세조실록에 기록된 기이한 현상들 뒤에 풍문 조작단이 있었단 기발한 이야기의 힘에 이끌렸기 때문이다. 그는 “가보지 않은 영역이라 어떻게 보여질까 두렵기도 했고, 많이 궁금하기도 했다”고 도전한 계기에 대해 털어놨다.

뾰족한 귀와 두터운 긴 수염, 상대방을 압도하는 매서운 눈빛의 그는 심상치 않은 다크포스를 발산한다. 그는 “한명회가 기골장대한 거구였다고 한다”며 “지금까지 다른 배우들이 보여준 한명회와는 다르게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고민했다”고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어떻게 하면 강인해보이고 위엄 있게 보일지 고민했다. 수염 길이도 사극 역대급으로 길 거다. 귀 분장도 귀 자체 본을 떠서 본드를 씌워 붙인 것인데 귀찮아서 뾰족 귀를 한 채 다녔다.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보다가 ‘원래 귀가 그러시냐’고 해서 그렇다고 답했다. 거의 3시간이 걸리는 귀 분장이다. 항상 새벽 5시에 와서 제일 먼저 스탠바이했다. 나중에는 매번 뾰족 귀 분장을 하기 귀찮아서 3일을 그대로 달고 있었다. 일주일까지도 달고 있어봤다. ”

실제로 역사책 보는 걸 즐겨한다는 손현주는 “앞으로 사극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광개토대왕 역할도 해보고 싶다. 기회가 되면 우리나라에서 건드리면 안 되는 딱 두 분, 이순신 장군님과 세종대왕 연기도 해보고 싶다”고 숨겨둔 꿈을 전하기도 했다. 이어 극 중 광대패의 우두머리 덕호 역을 맡은 조진웅을 “제가 굉장히 사랑하는 동생”이라고 칭한 뒤 “광대로 살아가는 건 참 즐거운 일인 것 같다. ”고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







“광대들 노는 거 보면 정말 신나지 않냐. 저희가 연극 배우 출신들이라 마당에서 판을 꾸미고 사람들에 ‘내가 하는 걸 봐라’하고 재주를 부리는 것이 익숙하다. 이번에 진웅이가 하는 게 정말 신나 보였다. 저도 남의 옷을 입고 광대로 살아가지만 배우란 참 즐겁고 재밌는 일인 것 같다.”

다수의 마당극에 출연하며 연기 생활을 시작한 그는 1991년 KBS 14기 공채 탤런트로 발탁되며 방송에 데뷔했다. 1996년 드라마 ‘첫사랑’에서 밤무대 가수 ‘주정남’ 역할로 히트곡(‘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그대’)까지 탄생시키며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2012년 드라마 ‘추적자 THE CHASER’로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믿고 보는 국민 배우의 반열에 등극한 손현주는 2013년 영화 ‘숨바꼭질’로 560만 관객을 동원한데 이어 ‘악의 연대기’ ‘더 폰’까지 연달아 흥행에 성공시킨 것은 물론, 2017년 ‘보통사람’으로 모스크바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스크린에서도 맹활약을 펼쳤다.

끊임없이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배우 손현주. 그는 “경지가 어디 있겠나. 계속 달려가는 거다”고 표현했다. 그럼에도 “항상 재밌으면 된다. 선택하고서는 투정 부리지 말아야 한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투정하면서 작품을 망가뜨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철칙을 누구보다 지켜나가는 배우의 자세이다.

배우 손현주의 꿈은 “사람들 마음속에 소박하게나마 늘 편안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 것”

그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누구도 모르지만, 숨이 붙어 있는 한은 오래 오래 연기하고 싶다. 이 일을 그만두진 않을 것 같다. 오늘이 즐거우면 내일이 기다려지지 않나.”라고 말하며 연기 장인다운 미소를 보였다.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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