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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도 그린에 태극기 꽂다

■한국 남녀, 日투어 동반우승

박상현, 후지산케이 클래식 제패

이민영, 골프5 토너먼트 접수

박상현




이민영 /사진제공=KLPGA


한국 골프가 일본 프로골프 남녀 대회를 동반 접수했다. 주인공은 ‘시드 부자’ 박상현(36·동아제약)과 암을 극복한 이민영(27·한화큐셀)이다. 한국 남녀의 일본 투어 동반 우승은 지난해 11월 말 최호성·신지애 이후 9개월여 만이다.

박상현과 이민영은 8일 끝난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후지산케이 클래식과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골프5 토너먼트에서 각각 트로피를 들었다. 둘은 우승상금 2,200만엔(약 2억4,566만원)과 1,080만엔(약 1억2,060만원)을 받았다. 남녀 공동 2위에도 한국 선수가 나란히 오르는 등 한국 잔치가 벌어졌다.



박상현

4R 보기 없이 버디 6개 몰아치며

4타차 뒤집는 역전극 펼치며 환호

‘낚시꾼 스윙’ 최호성도 공동2위에



박상현은 야마나시현 후지자쿠라CC(파71)에서 4타 차를 뒤집는 대역전극을 펼쳤다. 선두에 4타 뒤진 9언더파로 4라운드를 출발, 최종합계 15언더파 269타로 2위와 2타 차 우승을 완성했다. 2라운드까지는 선두와 7타 차였는데 셋째 날 격차를 좁혔고 마지막 날 보기 없는 버디 6개(6언더파 65타)로 뒤집어버렸다. 같은 챔피언 조의 ‘낚시 스윙’ 최호성과 재미동포 김찬이 초반 타수를 잃는 사이 부지런히 버디를 잡았고 13~15번 세 홀 연속 버디로 쐐기를 박았다. 올 시즌 JGTO 12번째 대회 만에 처음 터진 한국 선수 우승이다. 최호성이 13언더파로 이와타 히로시(일본)와 공동 2위에 올랐고 재미동포 김찬은 12언더파 4위로 마쳤다.

박상현은 지난해 상금왕과 최소타수상을 휩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간판이다. 국내 투어 외에 일본·아시안·유럽 투어까지 투어 카드(시드)를 4개나 가지고 있다. 각 투어 대회 일정을 조율해 이곳저곳을 누빈다. 두 아이의 아빠이기도 한데 프로 14년차인 지난해 아시안 투어 신인상을 받기도 했다. 일본 투어는 2년9개월 만의 통산 2승째로 시즌 상금랭킹 5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박상현은 오는 19일부터 인천에서 열릴 신한동해오픈에 참가한다. 한국·일본·아시안 투어 공동 주관 대회라 국내 팬들의 응원 속에 일본 투어 상금왕에 본격적으로 도전하는 셈이다.





이민영

1타차로 日 아사이 제치며 트로피

넉달 만에 승리 챙겨 시즌 2승째

공동2위 신지애는 상금1위 수성

이민영은 전 세계랭킹 1위 신지애와 챔피언 조 경쟁을 벌였다. 이바라키현 서니필드(파72)에서 열린 최종 3라운드를 신지애와 같은 12언더파로 출발,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언더파 68타를 보탰다. 최종 16언더파 200타로 신지애와 아사이 사키(일본)를 1타 차로 제쳤다. 아사이는 일본이 ‘황금세대’ 멤버라 자랑하는 스타다. 이민영은 중반 이후 아사이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하기도 했지만 16번홀(파4)에서 무려 20m 거리의 버디를 터뜨려 달아난 뒤 그대로 문을 잠갔다. 5월 시즌 첫 승 뒤 넉 달 만의 2승째이고 국내 무대(4승)를 거쳐 2017년 일본으로 건너간 뒤 통산 5승째다. MVP 레이스인 메르세데스 랭킹 포인트 1위(상금은 3위)로도 올라서 타이틀 획득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첫해에 상금 2위에 올랐던 이민영이다. 그는 “상금왕까지는 아직 생각지 않는다. 다음 주 메이저대회에 자신감을 가지고 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민영은 젊은 나이에 암과 싸운 사연으로도 유명하다. 2015년에 대회를 나가려다 배가 아파 포기했는데 검사 결과 신장암이었다. 다행히 초기에 발견해 수술을 받았고 몇 달 뒤 복귀했다. 지금도 식단을 조절하며 틈틈이 치료를 받고 있다.

준우승한 신지애는 상금 1위를 굳게 지켰다. 가장 먼저 상금 1억엔을 돌파하며 한미일 투어 상금왕 경험이라는 최초 기록에 한 발 더 다가갔다. 이나리는 13언더파 공동 5위에 올랐다. 신지애의 3승, 이민영의 2승에 이지희·배선우가 1승씩 보태 한국 선수들은 올 시즌 JLPGA 투어 27개 대회에서 7승을 합작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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