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화를 대표하는 김성환 화백이 8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7세.
고(故) 김 화백은 해방 이후 한국만화를 기초부터 쌓아올린 장본인으로 한국 현대만화의 출발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32년 황해도 개성 출생인 고인은 1949년 창간된 연합신문에 네 칸 만화 ‘멍텅구리’로 데뷔했다. 이후 국방부 종군화가단의 일원으로 참가해 국방부에서 발생한 승리일보 부록 ‘주간 만화승리’와 대중잡지 ‘희망’ ‘신태양’에 연재하며 만화가의 길을 걸어왔다. 대표작 ‘고바우 영감’이라는 캐릭터도 이때부터 쓰였다. 고바우 영감은 1955년 2월1일자 동아일보에 연재를 시작으로 2000년 10월까지 각종 신문사에 총 1만4,139회 연재되면서 한국 최장수 연재만화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고인은 굴곡 많은 한국 현대사 사건마다 권력자 편이 아니라 서민 편에서 시대를 기록하고 풍자했다. 1958년 1월23일 고바우 영감의 ‘경무대 똥 치우기 만화’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사건이 대표적이다. 당시 서울지방경찰청 사찰과에 끌려가 고초를 당하기도 했다. 박정희 정권에서는 중앙정보부와 검찰에 끌려가 감금되기도 했다.
반세기 동안 시사만화 작가로 활동한 작가답게 동아 대상, 소파상, 서울언론인클럽 신문만화가상, 언론학회 언론상, 한국만화문화상, 보관문화훈장 등 각종 상을 수상했다. 고인의 대표작 고바우 영감의 원고는 문화재청에 의해 등록문화재로 등재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사재를 털어 ‘고바우 만화상‘을 제정해 한국만화계에 기여한 만화가들에게 수여하기도 했다.
장례는 만화인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빈소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재생병원장례식장 특8호실, 영결식은 10일 오전 10시, 발인은 11일 오전 7시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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