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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쌓이는데…한전 자회사, 공대 설립비용도 떠안나

한전공대 운영비 10년간 1.6조
탈원전 탓 한전 나홀로 부담 못해
6개 발전 자회사에 출연 분배 검토

  • 세종=조양준 기자
  • 2019-09-16 17:35:45
  • 통상·자원
적자 쌓이는데…한전 자회사, 공대 설립비용도 떠안나

오는 2022년 개교 예정인 한전공대가 최대 1조원이 넘는 비용을 소요할 것으로 예상돼 논란인 가운데 한국전력이 이 비용을 자회사와 공동부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탈원전·석탄 정책으로 가뜩이나 부채비율이 늘어난 자회사한테도 부담을 떠넘긴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16일 곽대훈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한전 측은 최근 곽 의원실에 한전의 100% 자회사인 수력원자력, 남동·남부·동서·중부·서부발전 6개 발전 자회사에 한전공대의 설립·운영비에 대한 출연 분배를 요청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곽 의원실 관계자는 “아직 협의는 진행 전으로 (자회사에) 설립비나 운영비 가운데 하나만 (출연 분배를) 요청할지, 둘 다 요청할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협의를 해봐야 한다고 한전 관계자가 설명했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에 따르면 올해부터 한전공대의 편제가 완성되는 2025년까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전공대의 설립·운영 비용은 총 8,289억원(설립비 6,210억원, 운영비 2,079억원)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이는 향후 있을지 모르는 민간이나 해외 투자를 감안해 보수적으로 잡은 수치다. 실제 추산 기간을 개교 이후 10년까지인 2031년까지로 잡아 예상 설립·운영비와 부대비용을 모두 합하면 총 비용이 1조6,000억원 이상으로 크게 늘어난다.

적자 쌓이는데…한전 자회사, 공대 설립비용도 떠안나

탈원전 정책 등 영향으로 재무구조가 악화한 한전이 이 비용을 홀로 부담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 2017년 상반기만 해도 2조3,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한전은 지난해 상반기 8,000억원 이상, 올해 상반기에는 9,200억원 이상 영업손실을 거둬 적자로 돌아섰다. 재원 마련을 위해 자회사에 손을 벌릴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다. 실제 한전은 지난 2008년 국제원자력대학교대학원(KINGS)을 세울 때도 비용을 자회사와 공동으로 부담했다. 당시 총 579억원의 설립비가 들었는데, 한전이 61.7%인 357억원을 냈고 원전 관련 자회사인 한수원(164억원·28.3%), 한전기술(23억원·4%), 한전KPS(23억원·4%), 한전원자력연료(12억원·2%)에 각각 부담을 지웠다.

문제는 각 자회사 역시 재무구조가 갈수록 악화해 사정이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6개 발전 자회사의 부채비율은 올해 이미 100%를 넘어섰고, 오는 2023년까지 한 곳도 빠짐없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부발전과 서부발전의 경우 2023년 부채비율이 200%를 웃돌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공공부문 수지가 49조3,000억원 흑자로 전년인 2017년(53조1,000억원)보다 흑자 규모가 4조7,000억원 감소했는데, 한전 등이 포함된 비금융공기업 적자가 대폭 늘어난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한전공대 설립을 위해 대규모의 지출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한전공대가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분야 공대’를 표방하고 있지만 카이스트(KAIST·대전)를 비롯해 포스텍(POSTECH·포항), 지스트(GIST·광주), 디지스트(DGIST·대구), 유니스트(UNIST·울산) 등 이공계 특성화 대학이 전국에 5곳이나 설치돼 있고, 대학 진학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중복 투자를 하는 것이 과연 타당하느냐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곽 의원실 관계자는 “한전은 지분을 보유한 만큼 자회사에 출연 분배를 요청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자회사의) 재무구조 악화를 야기할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출연 분배가 가능할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달 말로 예정된 국정감사에서도 한전공대 문제는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의 강도 높은 지적이 예상된다./세종=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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