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039130)가 티마크호텔명동을 인수하면서 890억원 규모의 추가 대출을 받기로 해 재무 측면에서의 부담이 가중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나투어는 올 상반기 기준 부채 비율이 323%에 달한다. 일본 수출규제 영향 등으로 자회사인 하나투어재팬의 매출이 급감했고 새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에 따른 리스 부채까지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나투어는 17일 티마크호텔 명동을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매입가는 882억원으로 자산 총액 대비 12.3% 규모다. 하나투어는 인수대금 지불을 위해 890억원을 금융기관에서 추가로 빌렸다. 사실상 인수대금 전액을 차입한 셈이다.
IB업계는 차입의 규모가 커 하나투어의 재무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 2·4분기 기준 하나투어가 1년 내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은 연결 기준 1,228억원에 이른다. 총 차입금(1,328억원)의 90%가 넘는다. 사상 최저금리로 회사채 시장은 활황이지만 본업 특성상 사채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도 쉽지 않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여행사의 경우 다 무형자산이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인식이 커서 장기채 수요가 적다. 결국 티켓, 호텔 등 여행 상품 판매 대금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는 것이 가장 쌀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나투어는 지난 7월 700억원 규모의 사모사채 발행을 계획하다가 내부적 검토가 길어지고 있다며 발행을 연기했다.
하나투어의 차입금이 본격적으로 늘어난 것은 지난해부터다. 도쿄소재 신규 호텔과 관련한 금융리스부채 378억원, 환리스크에 따른 일본법인 원화 담보 대출 등으로 총차입금이 늘었다. 올해부터는 IFRS가 도입되면서 기존 비용으로 분류되던 2767억원 규모 운용리스가 일시에 부채로 인식됐다. 지난해 상반기 171%였던 부채비율은 1년새 323%로 급등했다.
높아진 부채비율은 결국 자금조달 비용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확인할 수 있는 부채비율과 신용등급을 기준으로 금리가 정해지기 때문이다. 김병균 한국기업평가 전문위원은 “여행수요 침체 등 사업환경 저하로 자체적 영업현금창출력이 약화됐다”고 평가하면서 “온라인 플랫폼 구축과 해외 사업 확대 등으로 지출이 계속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에 투자에 따른 재무부담 수준에 따라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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