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디트로이트에 소재한 A자동차 회사는 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우선 디지털트윈 기술로 현장 상황을 그대로 나타낸 가상환경을 보며 작업량에 여유가 있는 ‘스테이션 30’ 라인을 찾아 관련 제조 로봇을 배치하고 시뮬레이션으로 가동해본다. 예상 수급에 맞춰 최적의 설비·자원 조합을 계산한 뒤 실제 생산을 개시한다. 순조롭게 차량이 만들어지는 가 싶더니 ‘스테이션 4’ 구역에서 빨간 경고등이 감지됐다. 제조 로봇의 집게 동작이 느려 전체 생산 일정에 지장을 준 것. 재차 시뮬레이션을 통해 알맞은 집게 동작 속도를 확인한 뒤 현장에 적용, 가동률을 최상 수준으로 끌어올린다. 예방 정비가 필요할 때 역시 가상환경이 미리 알림을 준다. 생산 전반의 과정은 관련 부서원들이 네트워크 환경에서 실시간 공유한다.
다쏘시스템은 18일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한 연례컨퍼런스 ‘경험의 시대에서의 제조업’에서 이같이 가상 현실을 활용한 현장 적용 사례를 시연했다.
디지털 전환 이전 전통적인 제조공장에서는 담당 책임자가 직접 현장을 찾아 설계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에 매달려야 했다. 문제가 생기면 원인을 찾는데도 한참 걸렸을 뿐만 아니라 수차례에 걸친 시행착오 끝에 개선점을 찾아낼 수 있었다. 반면 다쏘시스템의 3차원(3D) 익스피리언스 플랫폼에서는 이같은 작업이 모두 원스톱으로 진행된다. 제조 과정의 많은 노하우들도 그대로 플랫폼에 담겨 지식의 축적도 가능하게 한다. 기욤 방드루 다쏘시스템 델미아 최고경영자(CEO)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통해 직원들의 지식과 노하우를 축적하고, 시장 대응능력을 높여 이윤을 극대화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가상현실을 먼저 이용함으로써 재료·시간·에너지·불량을 최소화해 환경을 지키고 지속가능성도 담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상하이=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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