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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人]심복·동문 요직에…'폼페이오 사단' 국무부서 막강파워

■美 외교라인 실세로 떠오른 폼페이오

불화설 볼턴 자리에 '오브라이언'

측근 '비건' 국무부장관 임명 유력

절친인 '불라타오'도 국무 차관에

트럼프 "폼페이오와 안 싸워" 신뢰

대북협상·이란문제 등 주도할 듯

/AFP연합뉴스




“국무부의 살아 있는 역사인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이래 미국 안보 분야에서 가장 강력한 인물이 될 것이다.” (뉴욕타임스)

미국의 외교·안보 라인 재편으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미국의 최고 실세로 확실하게 입지를 굳히고 있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함께 ‘투톱’ 체제로 외교·안보 분야를 이끌어온 폼페이오 장관은 볼턴 전 보좌관의 빈자리에 자신의 심복을 앉히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제외하면 미국 내에서 가장 강력한 목소리를 가지게 됐다는 평가다.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AP통신 등 외신들은 폼페이오 장관과 끊임없이 불화설에 휩싸였던 볼턴 전 보좌관이 물러난 데 이어 그의 휘하에 있던 로버트 오브라이언 국무부 인질문제담당 대통령특사가 새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임명되면서 폼페이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복심 실세’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오브라이언은 폼페이오 장관과 여러 차례 걸쳐 인질 문제와 관련해 함께 일해온데다 자신의 목소리가 크지 않은 인물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폼페이오 장관이 대통령의 수석 외교정책 보좌관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북미 실무협상의 미국 측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국무부 이인자 자리인 국무부 부장관에 발탁될 것이라는 보도가 더해지면서 향후 외교·안보 고위 라인을 이른바 ‘폼페이오 사단’으로 불리는 국무부 라인이 차지하면서 의사결정을 주도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당초 볼턴의 후임으로 거론되던 비건 대표가 ‘후보군 리스트’에서 빠지게 된 것이 폼페이오 장관이 그를 국무부 부장관으로 천거했기 때문으로 알려지면서 백악관에서 폼페이오의 영향력이 이미 상당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CNN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을 볼턴의 자리까지 겸직시키는 방안도 검토했다고 할 정도다. 오브라이언 보좌관 임명으로 이 방안은 실현되지 않았지만 그러한 거론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트럼프 정부에서 그의 입지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지금까지 미 행정부 역사상 국가안보보좌관직을 겸임한 인물은 리처드 닉슨 행정부 시절의 키신저 전 국무장관뿐이다.



이탈리아 이민자의 자손인 폼페이오 장관은 웨스트포인트 수석 졸업 이후 기갑 병과로 임관해 냉전 말기 동독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그는 전역 후 하버드 법학대학원에 진학한 뒤 이후 기업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다 육사 동기들과 항공부품 회사를 차리기도 했다.

‘폼페이오 사단’의 부상과 함께 그의 이른바 ‘웨스트포인트 82학번’ 인맥도 주목받는다. 최근 국방장관이 된 마크 에스퍼 장관은 물론 울리히 브레히뷜 국무부 고문, 브라이언 불라타오 국무부 차관 등이 주요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브레히뷜과 불라타오는 폼페이오 장관과 회사를 창업하는 등 ‘절친’으로 통한다. 이들은 국무부 내에서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면서 폼페이오 사단의 기반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후 46세의 나이로 연방 하원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한 폼페이오 장관은 내리 4선을 했다. 지난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지명했고 2017년 렉스 틸러슨 당시 국무장관이 ‘퇴출’된 후 그 자리를 꿰찼다.

트럼프 정부 들어 무수한 관료들이 추풍낙엽처럼 물갈이되는 와중에도 폼페이오가 굳건하게 대통령의 신임을 오히려 키워온 것은 그가 볼턴처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항하기보다는 대통령이 원하는 방식으로 조언을 하며 ‘트럼프의 조력자’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폼페이오는 볼턴과 같은 ‘매파’이면서도 트럼프를 무력화시키지 않으면서 자신의 정책 목표를 앞당기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평가했다.

18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왼쪽) 미국 국무장관이 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석유시설 드론 피격과 관련, 사우디 제다를 긴급 방문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만나고 있다./제다=AP연합뉴스


내부 위상이 강화된 폼페이오는 향후 북미 협상 과정은 물론 이란 문제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관여 드라이브를 뒷받침하며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첫 시험대는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 피습 이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이란 문제 대응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추가제재를 밝힌 이날 폼페이오 장관은 사우디를 긴급 방문해 “이번 사건은 예멘 반군이 아닌 이란의 공격이다. 이는 지금껏 보지 못한 규모의 공격으로, 사우디에 대한 직접적인 전쟁 행위”라고 밝히며 대통령과의 공조 수위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안마다 충돌했던 볼턴 대신 자신의 충실한 ‘대리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외교·안보 라인을 구축한 만큼 오는 2020년 대선용 치적을 만들기 위해 북한 및 이란과의 외교에서 ‘가시적 업적’을 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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