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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살인’ 현장 혈액형도 ’O’형…DNA도 피도 “이춘재가 범인”

국과수 9차 사건 증거물서 확인

이춘재 2~3차 조사도 혐의 부인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지목된 이춘재(오른쪽)가 1994년 충북 청주에서 처제를 성폭행한 뒤 살인한 협의로 검거돼 옷을 뒤집어쓴 채 경찰조사를 받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화성연쇄살인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일부 증거물에서 유력용의자 이춘재와 같은 혈액형 O형이 검출됐다. 사건의 가장 확실한 단서인 DNA에 이어 혈액형까지 용의자와 일치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경찰의 계속된 조사에도 혐의를 부인하는 이춘재의 자백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0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따르면 1990년 11월 발생한 9차 사건의 증거물에서 채취한 용의자 혈액형이 O형으로 판명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과수 관계자는 이날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경찰이 제출한 증거물을 대상으로 혈액형 검사를 진행한 결과 9차 사건 증거물에서 채취한 용의자의 혈액형이 O형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5차(1987년 1월), 7차(1988년 9월), 9차(1990년 11월) 등 3차례 사건의 증거물에서 채취한 DNA를 토대로 이춘재를 유력용의자로 지목했다. 특히 이 가운데 9차 사건에서는 피해여성의 속옷에서 이춘재의 DNA가 검출된 것으로 확인된 만큼 혈액형까지 일치하면 혐의 입증에 보다 힘을 실어줄 수 있게 된다. 국과수는 이러한 내용을 화성연쇄살인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에 통보했다.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용의자의 혈액형이 이춘재와 같은 O형으로 확인되면서 자백을 압박하는 동시에 혈액형을 둘러싼 논란도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경찰은 화성연쇄살인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줄곧 용의자의 혈액형을 B형으로 특정했다. 하지만 이춘재의 실제 혈액형은 O형인 것으로 드러나 진범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일었다. 국과수 관계자는 “범인을 특정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한 정보인 DNA에 이어 혈액형까지 용의자와 일치한 것으로 밝혀진 만큼 혈액형을 둘러싼 논란도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춘재는 경찰의 2~3차 조사에서도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전담수사팀은 19일과 20일 형사와 프로파일러 등을 부산교도소로 보내 이씨를 상대로 조사를 벌였지만 18일 1차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화성사건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3건의 일치된 DNA를 확보했지만 이춘재가 혐의를 계속 부인할 경우 수사는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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