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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경찰, 치안시스템의 대전환]주취자 점령 '탐라문화광장' 시민 품에 돌려준 자치경찰

오전 10시부터 12시간 집중단속

순찰공백은 자율방범대 꾸려 메워

환경정화 병행해 주민 방문 증가

제주자치경찰단 산지지구대 소속 경찰관들이 제주시 일도동 탐라문화광장에서 주취자들을 계도하고 있다./사진제공=제주자치경찰단




“탐라문화광장 일대는 휴식은 물론 달리기 코스로도 제격이지만 노숙자와 주취자가 많아 다들 꺼리는 곳이었습니다. 최근 들어 몰라보게 깨끗해지고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어요. 동호회 팀원들과 상의해 광장을 러닝코스에 포함할까 고려 중입니다.”

제주에서 러닝 동아리를 운영하는 문호진(29) 씨는 최근 달라진 탐라문화광장의 분위기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제주 일도1동에 위치한 탐라광장은 구도심의 중심에 위치한 동문로터리와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동문시장 인근에 위치해 접근성이 뛰어나지만 노숙자와 주취자, 성매매 호객꾼들이 들끓는 탓에 광장 조성 후 8년이 넘도록 주민들에게 ‘가깝고도 먼 곳’이었다.

탐라광장을 시민 곁으로 되돌려 달라는 민원은 광장이 조성된 직후부터 빗발쳤지만 경찰은 속수무책이었다. 노숙자와 주취자들을 내쫓을 법적 권한이 없는 경찰로선 112신고나 민원이 들어올 때마다 현장에 출동했지만 일회성 계도에 그쳐야 했기 때문이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지속적인 홍보 활동을 병행하고 알콜 중독 치료·자립 지원에 환경 개선 사업까지 이어져야 하지만 범죄 예방과 범인 검거에 주력해야 하는 경찰로서는 인력과 예산에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해묵은 과제를 해결한 건 자치경찰이었다. 광장 인근을 관할하는 제주자치경찰단 소속 산지자치지구대는 지난해 7월 출범과 동시에 지역 목소리를 듣기 위해 주민 소통에 나섰다. 자치지구대원들은 노숙자와 주취자들이 기존 경찰의 일회성 계도 활동의 한계를 악용한다는 주민들 의견을 수렴해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먼저 홍보·계도활동의 강도와 빈도를 높였다. 지구대원들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광장에 상주하며 단속을 실시했다. 또 지역 문제에 관심이 많은 주민들을 대상으로 자율방범대를 결성해 순찰 공백을 메웠다. 주변 환경과 시설물 개선도 이어졌다. 광장 내 분수대 등 구조물이 주취자 점거를 지속한다는 판단 아래 제주시와 협력해 구조물들을 철거했다. 또 노숙자·주취자들의 안방이라는 어두운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인근 산지천 산책로 폭을 넓히고 근린 환경을 조성하는 등의 조치도 병행했다.

제주지방경찰청에서 파견돼 현재는 산지자치지구대에서 근무하는 예종필 경위는 “680억원을 들인 광장이 13년 동안 문제를 일으켜왔는데 이를 해결해서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 경찰로 근무할 때는 늘 사건 처리에 바빠 민생치안 분야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기 어려웠다”며 “자치경찰과 국가경찰로 이원화된 이후에는 자치경찰로선 주민 생활에 관여할 여유와 힘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허진기자 h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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