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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대기업 외면한 소재, 국산화 성공"

[채창원 크레아그룹 회장]

에어백 잡아주는 플라스틱 부품

자동차서 없어선 안될 필수소재

고가에도 日서 100% 수입해와

10억 들여 3년 R&D끝 국산화

GM 신차 적용...현대차도 관심

채창원 회장이 자체 개발로 국산화에 성공한 에어백 슈트 복합소재로 만든 자동차 부품을 소개하고 있다.




“차 한 대의 무게는 통상 1,200kg인데 이 중 플라스틱이 차지하는 무게는 약 100kg 내외입니다. 에어백 슈트(Airbag Chute)는 500g에 불과해 전체 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5%로 적습니다. 지난 십수 년 동안 대기업은 물론 정부기관도 경제성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국산화의 필요성을 외면했습니다.”

채창원(60·사진) 크레아그룹 회장은 26일 경기도 안산시 목내동 세프라 본사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개발에 성공한 ‘에어백 슈트 복합소재’는 차를 생산할 때 결코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소재”라며 “일본 기업이 독점으로 납품하던 것을 3년간의 연구 끝에 개발, 국산화에 성공하게 돼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 2007년 설립된 세프라는 자동차 부품 등을 만드는 데 필요한 복합PP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등을 생산하는 자동차 플라스틱 소재 전문업체다. 지난 2016년 자동차 부품 제조기업인 크레아를 인수하며 원소재부터 부품까지 생산할 수 있는 수직계열화를 갖춘 크레아그룹을 완성했다. 현재 크레아그룹은 인천과 충남 서산, 경기도 안산 등 국내에만 7개의 공장과 2개의 연구·개발(R&D) 센터를 갖고 있으며, 우즈베키스탄과 중국 등 해외에도 공장을 갖고 있다. 연 매출액은 크레아가 약 2,000억원, 세프라가 약 446억원에 달한다.



세프라는 최근 에어백 슈트를 만드는데 필수적인 에어백 슈트 복합소재 개발에 성공했다. 에어백 슈트란 자동차 조수석에 장착되는 에어백을 잡아주는 플라스틱 부품이다. 자동차가 충격을 받아 에어백이 펼쳐질 때 이 부품이 일부라도 떨어져 나갈 경우 탑승자에게 상해를 입힐 수 있기 때문에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된다. 채 회장은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소재는 각 부품에 맞는 물성을 내기 위해 특별한 레시피에 의해 만들어진 뒤 완성차업체가 요구하는 스펙에 맞게 부품으로 생산된다”며 “이번에 세프라가 개발한 소재는 일종의 플라스틱 원소재로, 그간 국내 완성차업체는 물론 글로벌 기업도 미쓰비시케미칼 등의 일본 기업으로부터 100% 납품받아오던 소재”라고 강조했다. 과거 스틸을 이용해 만들었던 에어백 슈트는 1990년대 말~2000년대 초부터 보다 가벼운 플라스틱으로 변경됐고, 미쓰비시케미칼 등은 그때부터 약 20년간 한국 등에 이를 독점 공급해왔다. 일본이 한국을 백색 국가에서 제외하며 수출 통제로 인한 국내 기업의 타격이 우려되는 가운데 이 같은 국산화 성공 사례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다. 그는 “플라스틱 소재는 원유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가격이 대체로 유가에 연동되는데 일본 기업은 자신들이 독점 납품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줄곧 높은 가격을 고수해왔다”며 “이런 과정을 지켜보면서 직접 소재를 개발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국산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세프라는 약 3년 동안 R&D를 진행하며 10억원 상당을 연구비로 지출했다. 연 평균 영업이익이 30억원인 세프라 입장에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세프라의 직원은 60여명인데 이 중 20명가량이 연구원이며, 박사급도 2명이나 보유하고 있다. 채 회장은 “정부기관에도 이 소재를 국산화할 테니 지원해달라고 여러 번 건의했지만 전체 자동차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다는 이유로 외면받았다”며 “대기업 역시 중소기업보다 훨씬 큰 규모의 연구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개발이 가능했을 테지만 같은 이유로 개발에 나서지 않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하지만 마치 반도체의 제조과정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불화수소와 같이 에어백 슈트 복합소재 역시 자동차를 만들 때 필수적인 소재이기 때문에 개발에 나섰다”고 덧붙였다.

개발 과정에는 GM코리아의 도움이 컸다. 소재 개발은 세프라가, 이 소재를 이용한 부품 제조는 크레아가 할 수 있지만 부품을 장착한 뒤 직접 테스트하기 위해서는 완성차업체의 협조가 필수적이기 때문. 채 회장은 “대기업 몇 곳에 함께 연구할 것을 제안했지만 다들 부정적이었다”며 “어쩔 수 없이 단독으로 연구를 진행하던 과정에서 GM코리아 연구소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국내는 물론 미국 디트로이트에 자리한 본사 연구소의 테스트 단계에서 큰 역할을 해주면서 이달 초에 GM 본사로부터 사용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고 웃어 보였다. 그는 “그간 GM코리아와 글로벌GM은 100% 미쓰비시케미칼에서 납품받은 소재를 사용했지만, 오는 11월 GM코리아가 생산하는 트랙스부터 세프라의 소재를 사용할 계획”이라며 “얼마 전에는 현대차에서도 이 소재에 관심을 보여 최근 프레젠테이션까지 진행한 만큼 앞으로는 국내외로 사용처를 늘려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안산=글·사진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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