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된 영화를 보니 제목이 반어적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영화 속 에피소드들이 살면서 자주 벌어지는 일은 아니니까요.”
오는 2일 개봉하는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에서 주연을 맡은 배우 공효진(39·사진)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갖고 “그럼에도 공감되는 이유는 친한 친구의 연애사처럼 어디서 한번쯤 들어본 이야기이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영화는 결혼 직전 파혼을 당한 재훈(김래원 분)과 이별한 남자친구가 결혼하자 매달리는 선영(공효진 분)의 로맨스를 그린다. 사랑이 전부라 말하는 재훈과 사랑에 아무런 환상이 없는 선영은 직장 동료로 만나게 되고 서로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복잡다단한 감정을 느낀다.
공효진이 영화 ‘러브픽션’ 이후 7년 만에 로맨스 코미디 영화로 관객을 찾아왔다. 그는 “로맨틱 코미디물은 보통 사랑을 미화시키는 경향이 있다”며 “결말을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영화는 열린 결말로 많은 것을 상상하게 해 좋았다”며 작품을 선택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이어 “지지고 볶고 후회해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게 사랑”이라며 “우스워지기 쉬운 감정이라서 더 자신이나 친구 이야기처럼 공감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작품 속에서 선영은 단도직입적으로 할 말은 하는 성격의 소유자다. 그는 “초대받지 못한 자리도 직접 찾아가 말로 되갚아주는 인물”이라며 “선영이 완벽하게 공감되진 않았지만 그런 점이 부러웠고 매력적이라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역 재훈에 대해서는 “사랑을 믿지 않는 선영과 달리 언제나 순수하게 마음을 열고 다가오는 인물”이라며 “대본을 읽으며 재훈은 정리를 도와주고 싶게 만드는 남자란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으로는 ‘입 모양을 보고 단어 맞추기’ 술 게임을 꼽았다. 그는 “성인이 되고 나니 19금 단어가 금기어처럼 여겨지는 것 같다”며 “술 게임을 하며 그런 단어를 내뱉는다는 무섭기도 했지만, 희열도 느껴져 재밌었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역인 래원씨와 연기를 주고받으며 감정과 대사가 더 강렬해졌다”며 “얄밉게 그려질까 걱정했는데 시사회가 끝난 뒤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해보니 그렇진 않은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공효진은 KBS2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촬영 등으로 한창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는 “영화 ‘미씽’을 촬영하고 딱 1년만 쉬어야지 생각하며 공백기를 가진 적이 있다”고 회상하며 “막상 쉬니 심심하고 재미없더라. 연기는 끊을 수 없을 거 같다”고 했다. 어느덧 연기 20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지금도 자연스러운 연기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공효진은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영화보다 마음을 더 움직이는 것 같다”며 “인간사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자주 챙겨본다. 거기서 관찰하고 느낀 것을 연기에 접목하려 매번 노력한다”고 말했다.
/한민구기자 1mi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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