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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토사 와르르...부산서 산사태로 일가족 매몰

[올 첫 내륙 관통 태풍 '미탁'...10명 사망·4명 실종]

기록적 물폭탄...'나리' 이후 12년만에 인명 피해 최대 규모

울진선 가옥붕괴 60대 부부, 포항선 급류 휩쓸린 여성 사망

“토사에 검은 물까지 콸콸 쏟아져 댐이 폭발한 줄 알았습니다.”

3일 오전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부산 사하구 구평동의 한 야산에서 산사태가 일어나 일가족 등 4명이 매몰돼 2명(오후10시 기준)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당국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산 정상 부근에서 토사가 400~500m가량 흘러내려 식당과 주택, 공장 건물 3곳을 완전히 뒤덮었다. 주택에 있던 75세 남편과 70세 아내, 44세 아들 등 일가족 3명과 식당에 있던 주인 배모(65)씨가 매몰됐다. 배씨는 사고 발생 7시간 만에 발견됐지만 ‘압착성 질식’으로 사망했고 일가족 중 1명도 뒤이어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밤에도 경찰과 소방, 군부대는 600여명의 인력과 포크레인 등 24대의 장비를 투입해 나머지 2명의 매몰자에 대한 수색작업을 벌였다.

전문가들은 올가을 잦은 태풍에 따른 집중호우로 지반이 약해진 상황에서 미탁이 한반도 내륙을 관통하면서 산사태까지 발생하는 등 피해가 커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태풍 미탁이 한반도를 관통한 3일 오전 부산 사하구 한 야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토사가 일대를 뒤덮은 가운데 부산소방본부와 경찰 등이 매몰된 주민 4명을 수색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태풍 미탁은 올해 한반도를 지나간 태풍 중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남겼다. 이날 밤까지 미탁의 영향으로 모두 10명이 사망하고 4명이 실종됐으며 이재민은 249세대 418명에 달했다. 이날 오전에 경북 울진군 울진읍의 한 주택이 붕괴하면서 60대 부부가 매몰돼 사망했고 앞서 자정에는 경북 포항시 흥해읍에서 배수로를 손보던 72세 여성이 급류에 빠져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북 포항시 북구 기북면에서는 주택 붕괴로 부부가 매몰됐다. 아내(69)는 구조됐으나 남편(72)은 숨진 채 발견됐다. 강원 삼척시와 경북 영덕군에서는 토사 붕괴에 따른 주택 파손으로 77세·59세 여성이 각각 사망했다. 이날 12시께에는 강원 강릉시의 한 송어양식장 인근에서 40대 중국 근로자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 전날 밤에는 경북 성주군에서 76세 남성이 급류에 휩쓸려 목숨을 잃었다.

사망·실종자는 현재까지 14명이다. 아직 수색작업이 진행 중이고 태풍의 직접적 영향에 의한 것인지 확인이 필요하지만 이번 인명피해는 11명이 사망·실종된 2012년 태풍 ‘볼라벤’과 ‘덴빈’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모두 16명이 사망·실종된 2007년 ‘나리’ 때에 육박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민간·공공시설 재산 피해도 속출했다. 경북 봉화에서는 이날 새벽 영동선 선로에 토사가 유입되면서 관광열차가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승객들은 모두 대피했으며 코레일이 긴급 복구작업에 나섰다. 이날 오전 전남 강진군 병영면 성동리에 있는 사적지인 전라병영성 성벽은 강한 비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졌다. 강진군은 문화재청에 상황을 긴급 보고하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기로 했다. 경북 포항시 남구 이동 편도 3차로 도로는 일부가 내려앉으면서 싱크홀이 생겼다. 이 밖에 경북 완도와 제주, 목포 등에서는 주택 101개동이 침수되고 5개동이 파손됐으며 경북·강원·부산·울산·대구·제주 등지에서는 4만4,045가구가 정전을 겪었다.

3일 경북 울진군 매화면 금매2리에서 태풍 ‘미탁’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려 마을 뒷산에서 흙과 돌이 무더기로 쏟아지면서 차를 덮쳤다. /연합뉴스


이번 태풍은 기록적인 ‘물 폭탄’을 퍼부었다. 3일 경북 울진에 시간당 104.5㎜의 비가 내려 지난 1971년 1월 이 지역에서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편 전날 오후9시40분 전남 해남군에 상륙한 미탁은 밤사이 남부지방을 관통한 뒤 이날 오전6시께 경북 울진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빠져나갔다. /한동훈기자·전국종합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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