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경기도 파주와 광명의 한낮 기온이 40도를 찍으며 기상 관측 이래 118년 만에 7월 상순 최고치를 찍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7월 초 한낮 기온이 30도가 훌쩍 넘는 '최악'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무더위가 지속되면 노약자, 장애인, 저소득층 및 장시간 야외활동을 하는 주민 등 '폭염 취약계층'이 영향을 크게 받는다. 건강·경제적 이유로 냉방기기 사용이 어렵고 체온조절 능력이 낮아 폭염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폭염 취약계층을 돕는 손길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지자체는 시원한 생수 냉장고를 설치해 수십만 병의 물을 무료로 나눠주고, 기업들은 냉방용품 지원에 나섰다. 개인들은 자원봉사와 개인 후원을 통해 폭염 취약계층의 건강한 여름나기를 돕고 있다.
◇'생수냉장고'부터 ‘드론순찰단’까지 쏟아지는 폭염 대책
서울 중구는 장시간 야외활동을 하는 주민들을 위한 '양심 생수냉장고'를 설치해 시원한 생수를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지난해 폭염에도 주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관내 공원 등 6개소에 냉장고를 설치, 2개월 간 총 18만 9980병의 생수를 지원해 호응을 얻었다. 올해는 한 사람이 생수 여러 병을 수령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15초마다 한 개씩 공급하는 자판기 방식으로 개선했다.
경기 하남시도 주요 산책로에 얼음냉장고를 설치해 이번 폭염 기간 동안 65만 병 정도를 공급할 계획이다.
야외 노출이 잦은 근로자를 위한 대책도 쏟아진다. 서울 관악구는 야외에서 활동하는 어르신 일자리 참여자에게 심박수, 피부온도 등을 실시간으로 체크하는 스마트워치를 지급했다.
경기도는 이동노동자 쉼터를 이용하는 대리운전기사, 택배노동자 등에게 부채와 쿨토시를 지원한다. 야외 근로자와 논밭 근로자에게는 쿨스카프, 쿨토시, 쿨스프레이 등을 지급한다.
충북 영동군은 살수차 5대를 동원, 주요 간선도로에 물을 뿌려 도로 복사열을 줄이고 있다. 전북 부안군은 이용객이 많은 버스 정류장에 쿨링포그를 설치했다. 미세한 물안개는 체감온도를 3~5도 낮추는 효과를 준다.
전남 화순군에서는 '드론순찰단'이 열화상기, 적외선 감지기 등이 달린 드론을 매일 하늘에 띄워 폭염에 취약한 고령층 야외근로자가 무더위 속에 작업하지 않도록 감시 및 권고에 나섰다.
◇손선풍기·쿨키트 등 냉방용품, 개인 후원은 어떻게?
기업들도 폭염 취약계층 돕기에 발 벗고 나섰다. 이달 초 한국전력공사 서울·남서울본부는 6000만원 기부를 통해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에 나섰다. 기부금을 전달받은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는 단열·창호 시공 등 에너지효율 개선, 폭염 대비 냉방용품 지원 등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달 말 애큐온그룹(애큐온캐피탈·애큐온저축은행)은 3000만원 상당의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전기밥솥을 노원구 내 에너지 취약가구에 전달했다. 2등급 전기밥솥을 1등급으로 교체하기만 해도 연간 약 15.2kWh의 전력이 절감돼 취약계층의 전기요금 부담을 낮출 수 있다.
개인들도 무더위를 나누기 위한 ‘시원한 손길'을 더하고 있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는 폭염에 취약한 폐지 수집 어르신 2000명을 대상으로 휴대용 쿨타월, 쿨토시, 포카리스웨트 분말 가루 등을 나눠주고 있다. 자원봉사자 1000여 명이 폐지 수집 어르신에게 직접 쿨키트를 전달하며 안부도 함께 묻고 있다.
개인 차원의 물품이나 기부금 후원은 서울시 산하 기관인 서울에너지플러스를 통해 가능하다. 이곳은 지난 2015년부터 기업·단체·시민들의 기부금과 물품 등을 지원받아 약 54만가구의 에너지 취약계층을 지원해 왔다.
후원 담당자는 "여름이 예년보다 빨리 닥친 탓에 최근 폭염 후원 문의가 일주일에 5~6건 정도 많이 왔었다"면서 "현재 독거노인 분들을 돕기 위한 필요 물품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 개인이 직접 폭염 관련 물품을 후원하려면 먼저 서울에너지플러스와 사전 협의가 필수다. 반지하 거주 가구에게는 제습과 관련한 물품이 시급한 것과 같이 '폭염 취약계층'은 저마다 필요 물품이 다르기 때문이다.
서울시 '통합에코마일리지'를 활용한 개인 후원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담당자는 "각 가정에서 전기, 수도, 도시가스, 자동차 주행거리 등 에너지를 절약해 쌓인 마일리지를 서울에너지플러스에 기부해주신다면 큰 도움이 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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