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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SLBM도발 면죄부 준 트럼프 "北, 대화하기 원해"

유엔안보리 위반논란에도 “지켜보자” 신중론

탄핵정국 위기, 비핵화 성과로 국면전환 시도

美합참 “잠수함 발사아냐" 확대 해석 차단나서

트럼프 대북성과 위해 잘못된 비핵화합의 우려

北 김명길 스톡홀름 도착...5일 실무협상 재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북한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도발에 “지켜보자”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비핵화 협상 판을 깨지 않기 위해 수위조절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 의혹’이라는 암초를 만난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성과를 낼 경우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들(북한)은 대화하기를 원한다. 우리는 곧 그들과 이야기해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릴 것으로 예정된 4일 북미 예비접촉과 5일 실무협상을 앞두고 나온 것으로 북한과의 대화 기조를 이어가기 위한 포석을 깐 것으로 해석된다.

외교가에서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보리 위반 논란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SLBM 발사에 면죄부를 주고 북한이 주장하는 새 계산법을 미국이 수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왼쪽부터 북한이 2016년 8월 시험발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1형’과 2017년 2월 지상발사용으로 개조해 발사한 ‘북극성-2형’, 맨 오른쪽은 3일 공개한 신형 SLBM ‘북극성-3형’이다. 북극성 1형과 2형은 탄두부가 뾰족한 모양이지만 3형은 둥글다./연합뉴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SLBM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함께 미국에 가장 위협적인 전략무기로 손꼽히는 만큼 협상의 판을 깰 수 있다는 최후통첩 성격이 강했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흔들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해 정상 간 톱다운 방식의 비핵화 해법과 체제 보장, 제재 해제 등 미국으로부터 최대의 양보를 이끌어내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북한이 2016년 SLBM 시험발사 때 사용한 2,000톤급 신포급 잠수함보다 항속거리가 긴 3,000톤급 잠수함을 최근 건조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근심도 컸을 것으로 보인다. 잠수함의 선체가 커졌다는 것은 잠항을 통해 미 본토 서해안까지 침입해 기습공격을 감행할 수 있는 능력이 더 개선됐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번에 발사된 SLBM이 사거리 2,500여㎞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급인 북극성-3형으로 알려지면서 그간 단거리미사일이라는 이유로 북한의 도발을 애써 외면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도 난처해졌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이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소집을 요구한 것도 북한의 SLBM 발사가 그만큼 위협적인 도발이었음을 증명한다. 로이터통신은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독일이 북한의 SLBM 발사와 관련해 안보리 소집을 요구했으며, 영국과 프랑스가 이를 지지했다고 전했다.다만 로이터통신은 당초 안보리 비공개회의 개최 시기를 4일로 전망했다가 이후 다음 주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의혹’으로 정치적 위기에 빠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히스패닉 헤리티지 먼스’ 행사에 참석해 상념에 잠겨 있다./EPA=연합뉴스


북한의 위협적인 도발도 트럼프 대통령이 확대해석을 경계하며 수위 조절에 나선 배경에는 미 정치권의 탄핵 정국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우크라이나 의혹으로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이란과 베네수엘라 외교 실패에 이어 내년 재선을 위한 성과로 과시해온 대북협상마저 수포로 돌아갈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받을 타격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지난 2일 미사일 시험발사와 관련해 “잠수함에서 발사됐다는 정황은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패트릭 라이더 미 합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발사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잠수함에서 발사됐다는 정황은 없다. 수중 발사대에서 발사된 것”이라고 답했다. 라이더 대변인은 “우리가 이해하기로는 북한은 단거리에서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280마일(450㎞) 정도 날려보냈다”면서 “우리가 아는 것은 미사일이 원산의 수중발사대에서 발사됐다는 것이고 이것이 내가 이 시점에 제공할 수 있는 전부”라고 했다.

북한 대표단이 비핵화 실무협상을 위해 3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 도착했다./AFP=연합뉴스


한편 북한 대표단이 북미 실무협상을 위해 이날 스웨덴 스톡홀름에 도착했다. 예비접촉과 실무협상에는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화대사와 권정근 전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 정남혁 북한 미국연구소 연구사 등이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이례적으로 실무협상 장소를 비공개하고 대표단의 동선도 철저히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사는 앞서 베이징 공항에서 스웨덴으로 출국하기 전 취재진에 “조미(북미) 실무 협상을 하러 간다”면서 “미국 측에서 새로운 신호가 있었으므로 큰 기대와 낙관을 가지고 가고, 결과에 대해서도 낙관한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 미국이 북한이 주장하는 단계적 비핵화에 따른 제재완화 등 상응조치를 시행하는 ‘스몰딜’에 합의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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