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는 다른 계절보다 머리카락이 많이 빠진다. ‘탈모의 계절’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탈모는 비정상적으로 머리카락이 많이 빠져 모발이 정상적으로 존재해야 할 곳에 없거나 하루 평균 100개 이상 빠지는 경우를 말한다.
머리카락의 수는 봄·여름에 늘고 가을에 많이 줄어든다.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대기가 건조해지고 일교차가 커져 두피의 유수분 균형이 깨지기 쉽다. 두피가 건조해지면 피지량이 줄고 각질이 쌓이기 쉬워진다. 머리카락은 적절한 수분을 유지하지 못하면 쉽게 끊어진다. 각질이나 오염물질은 모공을 막아 모낭세포의 활동을 떨어뜨려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게 한다.
여름에 비해 줄어든 일조량도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를 일시적으로 늘려 남성형 탈모를 재촉한다. 테스토스테론이 인체 내 효소에 의해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으로 전환되면 모발의 성장을 막고 모발이 쉽게 빠진다.
여름 내내 두피가 잔뜩 흡수한 강한 자외선, 바닷물의 염분, 워터파크·수영장의 소독약 성분도 모발뿐 아니라 두피 각질층을 파괴하는 등 나쁜 영향을 미쳐 가을 탈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강한 자외선은 모발의 수분을 빼앗고 윤기를 떨어뜨리며 머리카락의 주성분인 케라틴 단백질의 합성을 방해한다. 또 검은 색소의 정도를 떨어뜨려 모발 색깔이 옅어지고 거칠어진다. 머리카락을 부러뜨려 머리숱이 더 적어 보이게 한다.
여름에는 왕성하게 분비됐던 땀·피지도 두피의 모공을 막아 지루성피부염·모낭염 등을 일으키거나 비듬이 많아지는 등 두피 상태를 나쁘게 해 가을 탈모를 부추긴다. 보양식·육류 위주의 식단은 혈중 콜레스테롤 증가로 이어져 두피의 혈액순환과 모근의 영양공급을 악화시켜 탈모에 일조한다.
가을 탈모는 계절과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신체의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3개월 정도 지나면 대부분 특별한 치료를 받지 않아도 머리카락이 빠진 만큼 새로 난다. 최광호 초이스피부과의원 대표원장은 “가을 환절기에는 모발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염색·파마 등을 피하고 하루 100개 이상 머리카락이 빠지거나 모발에 윤기가 없고 가늘어지며 잘 끊어진다면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가을 탈모를 줄이려면 두피 건강에 좋지 않은 생활습관을 버리거나 줄이고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유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흡연, 스트레스, 불규칙한 수면, 기름진 음식과 인스턴트 식품 등은 탈모를 일으킬 수 있다”며 “반면 청결한 두피 관리, 항산화제가 풍부한 시금치 같은 채소·과일, 모발 건강을 돕고 탄력을 주는 요오드·미네랄이 풍부한 다시마·미역 등 해조류와 견과류·잡곡류를 즐겨 먹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머리를 감을 때는 미지근한 물로 계면활성제가 없는 샴푸를 이용해 꼼꼼히 감는다. 아침보다 하루 일과를 마친 저녁에 감는 것이 좋다. 적어도 1~2일에 한 번은 감아야 한다. 머리를 말릴 때는 수건으로 모발을 비비지 말고 두피 마사지를 하듯 꾹꾹 눌러준다. 샴푸 후에는 자연 바람이나 드라이어의 찬바람으로 말리는 것이 좋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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