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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엄마를 응원해] "아들과의 일상 웹툰으로…스스로 힐링하고 한부모 위로하죠"

■한부모가정 수기공모 입선 - 김서진씨

'공감툰' 그리며 다른 부모들과 소통

나에게 펜은 숱한 편견에 맞서는 '칼'

아이에겐 '한부모' 딱지 안 붙였으면

김서진씨가 다음 브런치에 연재하는 i봄툰. /제공=김서진씨




“웹툰에서 제 귀는 한쪽이 구부러졌어요. 이혼을 하고 한부모 가정의 엄마라는 점에서 다른 토끼들과 다르다는 것을 의미해요. 제 필명인 하루는 ‘하루하루 그저 잘살아가자’는 뜻에서 정했고 웹툰에 나오는 봄이라는 이름은 아들이 저에게 봄같이 따뜻한 존재이기 때문이에요.”

본지와 한샘이 공동주관한 ‘제1회 한부모 가정 수기공모전’에서 입선한 김서진씨의 또 다른 이름은 ‘하루’다. 매일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그는 ‘봄’과 같이 따뜻한 아들과의 일상을 웹툰으로 그린다.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고단함을 그림으로 표현하면서 스스로 치유 받고 같은 일로 힘들어하는 다른 한부모 가정의 부모들을 위로하는 것이다. 그는 “그림은 이혼하고 나서 내가 느낀 상실감·억울함·두려움·슬픔 등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도구이자 소통의 창”이라고 말했다.

처음부터 그가 웹툰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예상치 못하게 찾아온 삶의 힘든 경험이 펜을 잡게 만들었다. 김씨는 “이혼이라는 딱지가 왜 남들에게 편견의 대상이 돼 비난을 받아야 하는지 고민하다 이야기를 만화로 풀어보자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에게 펜은 한국 사회에 여전한 한부모 가정에 대한 편견들과 맞서는 칼인 것이다. 이러한 그의 싸움이 다른 한부모 가정들로 전선을 넓혀가고 있다. 김씨는 “제 그림을 본 독자들에게서 ‘눈물이 났다’ ‘싱글맘과 연애 중인데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됐다’ 같은 메시지를 자주 받는다”고 말했다.

김서진씨가 다음 브런치에 연재하는 i봄툰. /제공=김서진씨


한부모 가족의 사소한 일상이 그림의 주제가 된다. 김씨가 수기공모전 당선작으로 쓴 아들과 둘이 배를 탄 경험 같은 것들이다. 보통의 가족이라면 아빠와 엄마가 노를 젓기 때문에 아이는 힘들 게 없지만 한부모 가정이라면 어린아이가 엄마 옆에 앉아야 한다. 처음에는 혼자서 노를 젓는 일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곧 방법을 터득하고 조금씩 나아가며 결국 무사히 뱃놀이를 마친다. 그리고 배에서 내렸을 때 옆에 앉았던 아들도 엄마처럼 애써 노를 저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다른 가족처럼 함께하면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김서진씨가 다음 브런치에 연재하는 i봄툰. /제공=김서진씨




만화로 표현하기 힘든 한부모 가정의 고충도 존재한다. 현실적인 돈과 시간의 문제다. 김씨는 “혼자 아이를 키우면서 힘든 것은 경제적인 부분과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부모 가정이라고 하면 모두 정책의 혜택을 받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지난해 기준으로 월 148만원(중위소득 52%)인 최저임금 수준의 소득만 넘기면 ‘법정 한부모’라는 정부의 지원 대상에서 빠지게 된다. 김씨는 “대다수의 한부모 가정은 법정 한부모가 아니어서 혜택을 받는 게 없다”며 “차라리 지원을 받기 위해 일을 그만두는 것이 낫다는 생각까지 든다”고 설명했다.

법정 한부모 지원조건 완화와 함께 한부모 가정 부모들이 원하는 것은 심리상담이다. 특히 양육자에 대한 지원은 물론 부모의 사정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은 아이들에 대한 심리적 도움이 필수라는 설명이다. 김씨는 “혼자 아이를 양육하면서 제일 도움을 많이 받는 곳은 친정이고, 온라인 카페에 속마음을 털어놓는 일이 많았다”며 “이혼 가정의 아이들이 늘어나는 만큼 좀 더 다양한 심리지원 정책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부모 가정이라는 딱지가 아이에게까지 붙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게 김씨의 가장 큰 바람이다. 그는 “‘봄이 잘 키우셨네요. 아이가 밝아요.’라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이혼 가정의 아이라면 어두워야 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든다”며 “드라마에 나오는 한부모 가정의 그늘진 모습을 현실에 투영하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다 같은 아이일 뿐 한부모 가정의 아이라고 특별히 다르게 보지 말아줬으면 하는 바람은 그의 웹툰에도 나온다. 김씨는 “웹툰을 통해 그 나이의 아이라면 생각하고 겪을 일반적인 에피소드도 소개한다”며 “한부모 가정의 아이들이 제 그림을 보고 힘을 얻거나 힐링이 된다면 정말 좋겠다”고 말했다. 김씨가 그린 웹툰에서 한쪽이 구부러진 그의 귀는 다른 한부모 가정의 아이들을 위해서도 ‘쫑긋’ 세워져 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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