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14건과 강간·강간미수 성범죄 30여건을 저질렀다고 자백한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이춘재(56)의 DNA가 화성사건의 4·5·7·9차 사건에 이어 3차 사건에서도 검출됐다. 알려진 연쇄살인사건 10건 중 절반에서 이춘재의 DNA가 검출되면서 이춘재의 자백에 신빙성이 더해지고 있다. 특히 다른 사람이 범인으로 지목돼 22년째 수감생활 중인 ‘8차 사건’도 경찰이 DNA 분석에 들어가 결과가 주목된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이춘재의 DNA가 3차 사건의 증거물에서도 검출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11일 밝혔다. 3차 화성 사건은 지난 1986년 12월12일 화성시 태안읍 안녕리 축대에서 권모(당시 24세)씨가 스타킹으로 양손을 결박당하고 머리에 속옷이 씌워진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된 일이다. 이춘재의 DNA가 검출된 3차 사건 증거물이 무엇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특히 경찰은 이춘재가 스스로 범행했다고 이번에 새로 자백한 8차 사건의 증거물에 대해서도 국과수에 DNA 분석을 의뢰했다. 8차 사건은 애초 당시 22세였던 농기계 수리공 윤모씨가 범인으로 검거돼 모방범죄로 분류됐다. 하지만 이춘재가 최근 경찰에 자신의 소행이라고 진술해 논란이 되고 있다. 경찰도 이춘재의 8차 사건 관련 진술이 상세하고 유의미한 부분이 있다고 보고 있다. 범인으로 검거된 윤씨는 최근 언론 등을 통해 지속해서 당시 경찰의 강압적 조사방식으로 허위자백을 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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