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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그랑제콜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자크 시라크, 프랑수아 올랑드, 에마뉘엘 마크롱. 이들의 공통점을 묻는 말에 프랑스 대통령이라고만 답하면 절반만 맞힌 것이다. 남은 또 하나의 공통점은 이들이 그랑제콜(Grandes Ecoles) 출신이라는 것이다. 그랑제콜은 그랑드(grande)와 에콜(ecole)이 합쳐진 말로 엘리트 양성을 위한 고등교육기관이다. 뜻은 대학이지만 프랑스에서 일반대학을 의미하는 위니베르시테(universite)와는 다르다. 프랑스에서 어떤 사람이 자기는 위니베르시테를 나오지 않았다고 얘기하면 그 사람은 대학을 나오지 않았거나 그랑제콜 출신이라는 뜻이다.

그랑제콜은 고급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프랑스 정부가 설립한 학교로 프랑스혁명과 나폴레옹 시대를 거치면서 이공계·상경계·인문계 등 분야별로 꾸준히 학교가 생겼다. 대표적인 그랑제콜로는 폴리테크니크·파리정치대학·파리경영대학·국립행정학교·고등사범학교 등이 있다. 지난 2017년 영국 타임스가 발표한 소규모 세계대학평가에서는 우리나라의 포스텍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에콜폴리테크니크를 제치고 3위에 올라 화제가 되기도 했다. 1등은 미국의 칼텍이었다. 프랑스에서 대학을 가려면 두 가지 길이 있다. 하나는 대학입학시험인 바칼로레아에 합격하는 것으로 합격만 하면 성적과 상관없이 자신이 지망하는 일반대학에 갈 수 있다. 다른 길인 그랑제콜에 들어가려면 우선 바칼로레아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아야 한다. 이어 프레파라는 교육기관에서 2년간 공부한 뒤 그랑제콜 입학시험인 콩쿠르에 합격해야 한다. 그랑제콜 중에서도 최상위 학교를 가려면 콩쿠르 점수를 잘 받아야 해 한국만큼이나 대단한 입시경쟁을 치러야 한다.



에콜폴리테크니크 등 대표적인 그랑제콜 8곳의 총장들이 프랑스 고등교육부에 차상위 계층 학생들의 선발 확대를 위한 제도 개편안을 제출했다. 지난해부터 계속된 ‘노란 조끼’ 시위에서 분출된 다양한 사회적 요구 중에는 그랑제콜 입학생의 사회적 배경 다양화가 있었다. 상류층 학생 비율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그랑제콜이 부의 대물림을 고착화한다는 비판을 수용한 것이다. 그랑제콜의 이른바 ‘부모찬스’ 방지대책이 효과를 낼지 궁금해진다. /한기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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