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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 1838년 상선 아르키메데스 건조

최초의 스크루 프로펠러선

[오늘의 경제소사] 1838년 상선 아르키메데스 건조
최초의 프로펠러 증기범선 아르키메데스호의 1839년 첫 항해. /위키피디아

1838년 10월18일 런던 동부 랫클리프 조선소. 상선 아르키메데스(SS Archimedes)호가 도크에서 나와 템스강에 떴다. 길이 38m에 배수량 637톤인 새 배는 독특한 모양을 가졌다. 있을 게 없었다. 굴뚝이 있으니 시대의 대세인 증기기관을 장착한 것 같은데 추진장치가 눈에 보이지 않았다. 선체 양 측면에 거대한 바퀴를 돌려 추진력을 제공하는 외륜(外輪)이 아예 없었다. 대신 물 밑에 훨씬 작은 추진장치가 달렸다. 스크루 프로펠러(screw propeller)가 장착된 최초의 선박은 이렇게 처음부터 시선을 끌었다.

선박명 아르키메데스는 그리스의 수학자 겸 철학자의 이름에서 따왔다. 아르키메데스가 물을 끌어들이는 데 활용했던 나선형 긴 나사를 선박에 이용하려는 시도는 이전부터 있었다. 1804년 미국의 스티븐스는 길이 7.3m의 쪽배 ‘리틀 줄리아노’호에 증기기관과 스크루를 결합해 허드슨강에 띄웠다. 풍차형 날개 4개를 달아 시속 6.4㎞ 속도로 강을 달렸으나 신뢰도가 떨어졌다. 툭하면 고장이 나 외면받던 스크루를 부른 것은 경쟁상대 격인 증기 외륜. 해군의 불만이 컸다.

증기 선박을 마다하며 범선을 고집하던 영국 해군은 바람이 없어도 일정 속도를 낼 수 있다는 데 끌려 증기기관을 도입했으나 전함으로는 부적절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첫째, 배의 양측에 장착된 커다란 외륜 때문에 대포를 적재할 공간이 적어졌다. 무거운 함포의 탑재 수량에 따라 전함의 위력을 구분하던 시기에 함포 수 감소는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둘째, 외륜이 피탄될 경우 증기기관의 장점 자체가 사라졌다. 스크루 프로펠러의 가능성을 믿고 끈질기게 실험하던 영국인 엔지니어 프랜시스 스미스는 우연한 기회에 불멸의 업적을 남겼다.

시험운행 중에 긴 스크루가 끊어졌는데 오히려 속도가 빨라졌다. 나선 나사의 길이가 짧을수록 속력이 난다는 점을 확신한 뒤 처음 건조한 배가 바로 아르키메데스호다. 도버해협 시범횡단에도 성공한 이 배는 천재 공학자 이점바드 브루넬의 그레이트브리튼호 설계에 영향을 줬다. 최초의 철제 스크루선이자 대박을 거둔 대서양 정기선으로 이 배가 각광받으며 세계의 바다는 급속도로 스크루 시대로 바뀌었다. 영국 해군은 스크루 프로펠러를 장착한 배와 외륜을 단 배끼리 끌어당기기 시험까지 치른 끝에 스크루를 달았다. 스크루는 가장 효율적인 선박 추진동력일까. 최저가 동력원은 따로 있다. 바람. 연료나 기관을 차지할 공간에도 화물을 실을 수 있는 첨단 범선에 대한 각국의 연구가 한창이다.
/권홍우선임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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