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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한일 갈등해소 골든타임...연말 日기업 자산매각 땐 파국"

[냉각된 한일관계 변곡점 맞나-서경 펠로·전문가 진단]

내달 지소미아 끝나고 해 넘기면 '총선 블랙홀' 불보듯

文, 실타래 풀려는 강한 의지...셔틀외교 복원 계기로

한일정상회담 성사 되려면 '징용 배상판결' 결단 필요

아세안+한중일 회의·APEC 등 활용 양자회담 추진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28일 오전 인텍스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환영식에서 의장국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오사카=연합뉴스






꼬일 대로 꼬인 한일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여부 결정 시한이 다음달 22일로 성큼 다가왔고 이르면 올해 말 일본 전범기업의 자산매각이 현실화할 경우 상황은 더욱 돌이킬 수 없게 된다. 여기에다 양국이 해를 넘길 경우 한국은 대형 정치이벤트인 총선이라는 블랙홀로 빨려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연유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금이 아니면 한일갈등 치유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18일 서울경제 펠로(자문단)와 전문가들은 “외교는 타이밍”이라면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다음주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지니고 방일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면담하는 것을 계기로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를 복원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특히 “한일갈등은 양국 정상의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인 만큼 문 대통령의 인식 전환과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이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전후처리 외교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사안으로 규정한 만큼 이에 대한 해법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이원덕 국민대 교수는 “이 총리가 일본에 가서 실타래처럼 얽힌 것을 풀려고 하는 것을 보면 한일갈등을 해결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느껴진다”며 “풀려고 하는 의지만 있으면 한일관계 회복에 어려움은 하나도 없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2018년 9월11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한일 양자회담에 앞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악수하는 모습./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친서에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를 축하하고 한일갈등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친서에 한일관계의 3대 현안(강제징용 판결, 일본 수출규제, 지소미아)을 구체적으로 담기 어려운 만큼 이 총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봤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는 “이 총리가 문 대통령의 친서를 아베 총리에게 전달하면서 문 대통령의 의중을 직접 설명하는 구도가 현재 한일관계에서 생각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 해법”이라고 제언했다. 이 교수는 “이 총리가 가는 이상 이 세 가지 현안들을 다룰 것으로 보인다”며 “이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자는 내용만 담겨도 정상회담을 세팅하기 쉬워진다”고 분석했다.

양국 정상회담의 실제 성사 여부는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입장 차를 양국이 좁힐 수 있을지에 달렸다는 게 외교가의 중론이다. 이면우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문 대통령이 화해의 손을 내민다고 해도 한국이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 국제법을 지켜야 한다는 일본의 입장은 변하지 않고 앞으로도 변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우리 정부가 새 방침을 정했는지는 모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큰 틀에서 강제동원 피해자와 관련한 한국 측의 입장을 일본 측에 전할지에 있다”고 거들었다. 전문가들은 강제징용 피해자인 원고 측의 한국 내 일본 기업 자산의 현금화 조치가 한일관계에 중대 분수령이 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이에 대한 해법 마련이 시급하다고 경고했다. 하종문 한신대 교수는 “한일관계 회복의 최대 걸림돌은 결국 1~2월로 예정된 대법원 판결에 따른 일본 기업의 자산 현금화가 될 것”이라며 “한일대립 상태가 계속되면 1월로 예상되는 현금화 조치 이후에 일본도 강수를 둘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하 교수는 일왕 즉위식이라는 특수성으로 이 총리와 아베 총리의 면담 시간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만큼 이 총리를 수행하는 실무급에서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조 교수는 “이 총리와 함께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이 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실무적인 것은 국장급 협의도 있었지만 외교부 내에서 가장 일본을 잘 아는 인물이 조 차관”이라며 한일 당국 간 심도 있는 대화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했다.



문 대통령의 친서에 대해 아베 총리가 긍정적인 답신을 보낼 경우 양국은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태국에서 개최되는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나 다음달 16~17일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정상회담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APEC 등 다자회의보다는 되도록이면 양자 회담을 여는 게 좋다는 견해도 내놨다. 최은미 국립외교원 교수는 “아세안+3회의나 APEC보다 조금 더 주목할 수 있는 것은 한중일 정상회의”라며 “연내 한중일 정상회의 때 모멘텀을 살려 한일 정상회담을 추진하면 한일갈등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우인·양지윤·김인엽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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