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결렬 이후 침묵을 지키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북한에 대해 ‘중요한 재건(a major rebuild)’을 언급했다. 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운 길’을 경고한 데 대해 대화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답을 보낸 것으로 북미 대화가 재개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각료회의에서 “북한에 대해 매우 흥미로운 몇몇 정보가 있다. 많은 일이 진행되고 있다”며 “그리고 그것은 어느 시점에 중요한 재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대북 발언은 스톡홀름 노딜 이후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김 위원장이 정치적 결단의 장소인 백두산에 다녀온 뒤 나온 것으로 관심을 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북한과 협상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라며 “북한이 원하는 정상 간 톱다운 방식의 북미정상회담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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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발언은 시리아·터키 문제와 관련해 외교적 성과를 과시하던 도중 돌발적으로 나온 만큼 정적인 민주당의 외교정책을 겨냥한 국내 정치적 성격이 강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그는 “말해줄 게 있다. 만일 그들과 똑같은 사고방식을 가진 다른 사람이 대통령이라면 여러분은 지금 북한과 큰 전쟁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는 ‘당신(오바마)이 그(김 위원장)에게 전화한 적이 있냐’고 물었더니 ‘노(no)’라고 했다”며 “실제로 11번 시도했다. 그러나 다른 쪽의 그 사람, 다른 쪽의 그 신사(gentleman·김 위원장 지칭)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존중의 결핍”이라며 “그러나 그(김 위원장)는 내 전화는 받는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정치적 결단의 장소인 백두산에 백마를 타고 오른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를 언급하면서 실무협상 재개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 교수는 “오는 11월 중에는 북미 2차 실무협상이 가능할 것”이라며 “11월을 넘기면 협상 판이 깨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11월 둘째 주까지는 북한도 뭔가 입장을 낼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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